‘디자인을 만나다’…열번째 광주비엔날레, 볼것 많은 가을
지난 6일 오후 광주광역시 북구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밀랍인형 주위로 PC가 빼곡히 놓여 있었다. 애플 PC 외관뿐 아니라 내부 하드웨어 디자인까지 보여주는 전시였다. 관람객은 제품 속 하드웨어 디자인까지 강조한 잡스 제품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애플박물관을 훔치다-인사이드 애플’은 지난 7일 정식 개막한 제10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전시관 중 하나다. 1976년 출시된 애플Ⅰ부터 애플Ⅱ(1977년), 매킨토시 128K(1984년), 아이맥 G3(1998년), 맥프로(2013년) 등 내·외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나건 총감독은 “애플 PC의 정교함과 규칙성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디자인 축제인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역대 최대 규모로 막을 올렸다. ‘디자인을 만나다(Meet Design)’를 테마로 한 올해 축제는 국내외 작품 2718점으로 꾸며졌다. 인류 역사에서 어려움과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낸 디자인 작품도 볼 수 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2005년 제1회부터 9회 행사까지 233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 10회째인 올해는 11월 7일까지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을 비롯해 광주지역 곳곳에서 열린다. ‘비엔날레(Biennale)’는 2년마다 열리는 국제 미술전을 의미한다.
전시관은 본전시(4개 테마)와 특별전(4개), 연계·기념전(5개) 등 10개 분야로 운영된다. 본전시 테마는 ▶테크놀로지(Technology) ▶라이프 스타일(Lifestyle) ▶컬처(Culture) ▶비즈니스(Business)다. 디자인이 기술과 인간, 라이프 스타일을 만나 K컬처 비즈니스로 전 세계를 잇는다는 의미를 담았다.
1관인 테크놀로지관은 ‘애플박물관을 훔치다’ 외에도 AI와 웨어러블 로봇, IoT 홈가전 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접목한 미래 디자인을 소개한다. 전시관 내 ‘메리 고 라운드’는 과거와 현재의 홈, 오피스 공간을 입체감 있게 표현했다. 밋밋한 모노톤의 과거와 색감이 다양해진 현재를 비교할 수 있게 했다.
2관에서는 인간의 생활 방식을 디자인으로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버섯 균사체를 활용한 디자인 제품 ‘최후에’와 ‘세컨드 라이프 의자’ 등 친환경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한 작품도 볼 수 있다.
3관에서는 K컬처를 테마로 K팝, K조형, K뷰티, K웹툰 작품을 소개한다. ‘아원의 차경’은 BTS 방문 후 유명해진 전북 완주의 ‘아원고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이이남의 미디어아트 작품이 전통 한옥과 어우러진 풍광을 체험할 수 있다.
4관은 디자인이 경제·산업·문화·비즈니스 등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여준다. 세계 3대 디자인상인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와 세계적인 난제를 해결하려는 디자인 솔루션 등이 전시된다. 다이슨·발뮤다·이케아·모나미 등의 창의적인 디자인 제품도 볼 수 있다.
EBS 크리에이터 펭수 방문에도 관심이 쏠린다. 개그맨 지석진과 명예홍보대사로 위촉된 펭수는 오는 16일 오후 2시 광주비엔날레전시관을 찾는다. 펭수는 이날 디자인비엔날레를 관람한 후 팬들과 만남의 시간을 갖는다.
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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