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들, '민주당 의원들 압박할테니 이재명 단식 중단하시라'?
'단식종료 명분' 마땅찮은데 개딸들
"국민항쟁 시작…우리 믿고 중단"
단식 13일차, '대북송금' 검찰 재출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극성 지지층, 이른바 '개딸'들이 민주당 지역구 의원들을 강력히 압박할테니 단식 12일차에 접어든 이 대표는 이제 그만 단식을 중단해달라는 청원을 전개하고 있다.
애초에 이 대표의 단식은 당밖, 윤석열 정권을 겨냥해 시작한 것으로 돼있었는데, 돌연 '개딸'들이 '당내를 압박할테니 단식을 중단해달라'고 청원하는 바람에, 애초에 이 대표가 왜 단식을 시작했는지조차 불분명해졌다는 의문이 제기된다.
11일 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9일 당 청원시스템인 국민응답센터에는 '이재명 대표는 압도적 지지와 행동을 약속하는 권리당원들을 믿고 그만 단식 중단하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이날 오후 5시 30분 기준 1만6000명이 넘는 당원들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이 대표의 단식 중단 조건으로 권리당원들이 '네 가지' 행동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각 지역구 의원에 검사탄핵 요구 △각 지역구 의원에 일본 농수산물 전면수입 금지 및 관련 입법 요구 △각 지역구 의원에 양평고속도로·도이치모터스 의혹 등 불법 바로잡기 요청 △각 지역구 의원을 통한 고(故) 채 상병 사망 사건 관련 공수처 고발 및 국정조사·특검 촉구 등이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우리 민주당 권리당원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무능폭력정권을 향해 '국민항쟁'을 시작할테니, 이 대표는 권리당원들을 믿고 이제 그만 단식을 중단하고 건강을 회복해, 국민항쟁의 선봉에 서달라"고 요청했다.
무능폭력정권을 향해 '국민항쟁'을 시작하겠다고 했지만, 이른바 '네 가지 약속'은 모두 민주당 지역구 의원을 겁박하겠다는 내용 밖에 없다. 그 수단도 문자 테러 등 그동안 써왔던 수법 외에는 이렇다할 게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민주당 의원들을 압박해 이 대표에게 맹종하도록 만들겠다는 게 '개딸'들의 소위 '약속'이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이같은 당원들의 요구가 난감할 수 있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단식을 선언하면서 내걸었던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국정 전면 쇄신 △내각 총사퇴 등 모두 정부·여당을 향한 요구였다. 그러나 이 대표가 곡기를 끊은지 2주째이지만 대통령실은커녕 여당 주요 인사의 방문 자체가 없었다.
이 와중에 '민주당 지역구 의원들을 압박하겠다'는 '개딸'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단식 천막을 거둬들이면 모양새가 우스워진다.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마치 처음부터 대(對)정부 요구는 말뿐이고, 처음부터 민주당 의원들을 뜻대로 움직이려는 '당내용 단식'이었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며 "포문은 정부·여당을 향해 겨눴지만, 정작 폭발은 우리 당내에서 일어난 것을 놓고 '명중'을 외치는 꼴"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민주당이 지난주 국회에서 개최한 다섯 차례의 촛불문화제도 큰 성과가 없었다는 점 또한 이 대표의 난감함을 한층 깊게 만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관계자는 "당 차원의 구체적인 비판보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구호만 두드러졌다"며 "단식 농성 천막은 유튜버들의 놀이터가 됐고, 국회의사당 본관은 '집회의 배경화면'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단식 명분이 갈수록 희미해지면서 이 대표의 건강만 악화되고 있다"며 "최근 검찰 조사와 관련해 들리는 시나리오는 '검찰청사로 가는 중 쓰러지느냐' '조사 받다가 쓰러지느냐' '조사 마치고 나오면서 쓰러지느냐' 이런 전망만 나오고 있는데, 이는 우리 당의 위신이 조롱거리로 전락한 것"이라고 개탄했다.
한편 이 대표는 12일 오후 1시 30분 수원지방검찰청을 찾아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한 추가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은 무기한 단식 농성 돌입 13일째다.
앞서 그는 지난 9일 해당 의혹과 관련, 수원지방검찰청에 출석해 다섯 번째 소환조사를 받았다가 건강상의 이유로 8시간 만에 조기 중단됐다. 이날은 무기한 단식에 나선 지 10일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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