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데리 아저씨’ 박순혁, 자본시장법 위반?…금감원 조사 나서

2022년 초부터 넥스트라 운용본부장 재직
지난 5월 금양 퇴사…겸직 금지 여부 조사
이차전지주 주식 매수 추천 금소법 위반 따져야
박순혁 "금감원 감사에서 문제 없어"

이차전지 종목 추천으로 이른바 ‘밧데리 아저씨’로 불리며 명성을 얻은 박순혁 전 금양 홍보이사에 대해 금융당국이 겸직 금지, 이해상충 방지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있는지 조사 중이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박순혁 전 금양 홍보이사의 자본시장법,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박 전 홍보이사가 지난 5월 금양에 사표를 냈는데,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회사에 자료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쟁점은 이해상충 발생 여부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따라 금융투자업자는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 계열회사 등과 이해상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임직원을 겸직하는 행위가 제한된다.

박 전 홍보이사는 2022년 초부터 넥스테라투자일임 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금양 IR 홍보 이사 업무를 병행했다. 그러나 금양의 불성실 공시 등 논란이 불거지자 금양의 홍보이사직에서 물러났고, 지난 9월4일에는 넥스테라투자일임에 사표를 제출했다.

박 전 이사는 운용 업무와 홍보 업무 병행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2022년 넥스테라투자일임과 금양이 IR 대행 계약을 맺었고, 이후 운용본부장 업무와 IR 업무를 병행했다"며 "이 과정에서 법률 자문을 거쳤고, 병행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진행 중인 금감원 감사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확인됐다"며 "운용업무와 IR 업무를 병행한 이유는 2004년부터 20년간 관리해오던 고객과의 의리 때문으로, 총 계좌 수 3개, 총 투자금액 8억원으로 아주 적은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금감원은 자본시장법 45조2항 위반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 금융투자업자가 유튜브 등에서 특정 종목을 언급하려면 사전에 준법감시인에게 신고해야 한다. 이때 홍보를 위한 것이라면 자본시장법에 근거해 금융투자상품을 광고해야 한다.

박 전 이사가 배터리 종목을 추천했을 당시 금양 IR 홍보 이사였다면 추천 행위 자체가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금감원은 박 전 이사가 자문사 고객 계좌로 주식을 먼저 매수한 후 유튜브에서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주식 추천을 했는지 여부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박 전 이사는 "명성을 이용해 자문사 일임계약고를 크게 늘릴 수 있었지만 3개 계좌 이외에 추가 계좌 유치를 하지 않았고 4000원부터 19만4000원까지 무려 50배가 오른 금양 주식을 단 한 주도 사지 않았다"며 사기적 부정거래 의혹을 부인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장에서 사기적 부정거래 등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으면 확인하는 절차를 밟는다"며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