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7일째... "민주주의 파괴한 윤석열 정권 맞서 싸울 것"

장재완 2023. 9. 1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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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터뷰] 대전시청 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오광영·조성칠 전 대전시의원

[장재완 기자]

 오광영·조성칠 전 대전시의원은 지난 9월 5일부터 대전시청 앞에서 '이재명 대표와 함께 하는 윤석열정권 폭정 저지 및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대전민주시민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11일 단식 7일째를 맞은 모습.
ⓒ 오마이뉴스 장재완
"무도한 정권의 민주 파괴에 맞서 쓰러질 때까지 싸우겠다."

11일 대전 서구 둔산동 대전시청 앞 거리. 수염이 덥수룩하고 핼쑥해진 모습의 두 전직 대전시의원이 천막 농성장에 앉아 있다. 이들은 단식 7일째를 맞은 오광영·조성칠 전 대전시의원으로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대전모임 공동대표와 회원이다.

물과 소금으로만 버티는 이들의 건강 상태를 묻자 "아직은 버틸 만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 9월임에도 한낮 온도가 30도까지 오르는 무더위가 가장 괴롭다고 했다.

이들은 지난 5일 '이재명 대표와 함께하는 윤석열 정권 폭정 저지 및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대전민주시민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의 단식농성장에는 '이념보다 민생! 갈등보다 통합! 사익보다 국익!'이라는 글귀가 붙어 있다.

이들의 단식에는 더불어민주당 당원 또는 시민들이 매일 함께하고 있다. 하루 동조 단식을 결심한 시민 2~3명이 매일 찾아오고 있으며, 현재 오는 17일까지 참여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일정표가 짜인 상태다. 11일 단식에는 이경 더불어민주당 상근 부대변인과 이기원 공정사회시민연대 회원이 함께하고 있다.

이들에게 '왜 단식을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윤석열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에 맞서 시민들의 분노를 모아내기 위해 이렇게라도 해야 했다. 누군가는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두 사람은 당원과 시민들의 뜨거운 응원과 관심 덕분에 버틸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단식투쟁은 싸움을 선언한 것"이라며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무도한 윤석열 정권에 맞서 쓰러져 실려 갈 때까지 단식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11일 오전 대전시청 앞 윤석열정권 폭정 저지 및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대전민주시민 단식농성장에서 만난 오광영·조성칠 전 대전시의원과의 인터뷰 내용 전문이다.
  
 오광영·조성칠 전 대전시의원은 지난 9월 5일부터 대전시청 앞에서 '이재명 대표와 함께 하는 윤석열정권 폭정 저지 및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대전민주시민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11일 단식 7일째를 맞은 모습으로, 이날 1일 동조단식에 참여한 이경 더불어민주당 상근 부대변인과 이기원 공정사회시민연대 회원이 함께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우리의 단식은 무도한 정권에 대한 투쟁 선언"

- 오늘로써 단식농성 7일째다. 힘들지 않은가?

"몸의 기운이 점점 빠져가는 느낌은 있지만 아직은 버틸만하다. 시간이 갈수록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고, 집중도 잘 된다. 다만 한낮에는 30도까지 온도가 올라가 너무 덥다. 농성장이 길가에 있어 밤에 너무 시끄러워 잠을 잘 수가 없다."

- 왜 단식농성하는지 설명해 달라.

"우리의 단식은 무도한 정권에 대한 투쟁 선언이다. 윤석열 정권 1년 6개월 만에 우리 사회는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나락에 떨어졌다. 끊임없는 사건과 사고, 국민 갈라치기, 야당 탄압의 일상화 등. 무엇보다 민생이 완전히 파탄 났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권은 속수무책으로 수수방관하면서 오로지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국가 경제의 회복과 국민의 안정된 삶은 나 몰라라 하고 오로지 야당 대표에 대한 공격과 야당의 분열을 획책하는 데 모든 권력을 동원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은 태풍 속으로 끌고 들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국민 159명이 대한민국 수도 서울 도로 한복판에서 참사를 당해도, 지하차도에 갇혀 국민 열네 명이 숨졌어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 없는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다.

그뿐인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민생을 돌볼 의무를 진 대한민국 대통령이 일본에서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투기하겠다는데 막아내기는 고사하고 오히려 한편이 된 것인 양 행동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 세금으로 일본 정부를 대리해서 '방사능 오염수는 괜찮다'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안전을 걱정하는 사람들을 '괴담을 유포하는 세력'으로 몰아붙이며 갈라치기하고, 국민 경제보다 이념이 우선한다고 하면서 국민과의 이념 전쟁을 선포하고 있다. 국민의 의사를 대표하는 의회를 사실상 무시하면서 국민의 대의를 무참히 짓밟고, 민족의 독립을 위해 온몸을 바쳐 싸워왔던 독립전쟁의 영웅들을 욕보이고 있다.

어렵게 쌓아 올린 민주주의가 더는 훼손돼서는 안 된다. 9월 1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단식을 시작했다. 우리 또한 그 투쟁 대열에 동참하고자 단식을 시작했다."

- 구체적으로 윤석열 정부에 무엇을 요구하는가?

"첫째는 국민의 안전과 불안 해소를 위해 모든 행정역량을 동원해 일본 방사능 오염수 바다 투기 중단 방안을 시행하라는 것이고, 둘째는 윤석열 정권 아래 발생한  모든 참사의 희생자에게 사과하고, 진상규명과 함께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것이다.

셋째는 민주주의를 훼손한 책임을 지고 국민께 사죄하고, 정상화하는 모든 조치를 단행하는 것이며 넷째는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독립전쟁의 다섯 영웅들의 흉상을 그대로 존치하는 것이다. 마지막은 이념전쟁을 멈추고 민생을 돌보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조치 단행이다."
 
 오광영·조성칠 전 대전시의원은 지난 9월 5일부터 대전시청 앞에서 '이재명 대표와 함께 하는 윤석열정권 폭정 저지 및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대전민주시민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11일 단식 7일째를 맞은 모습.
ⓒ 오마이뉴스 장재완
 
"국민의힘의 단식 농성 조롱, 정말 아니라고 생각"

- 단식농성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

"민주당 내에서는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과 시·구의원들이 농성장을 방문해 격려와 응원을 해주고 있다. 우리의 단식 농성이 윤석열 정권의 폭정을 알리고 이에 맞서 싸우기 위한 힘을 모으는 게 목적인데, 많은 당원이 함께 의견을 모아주고 함께 하겠다는 메시지를 주고 계신다.

시민들의 경우에는 일본 방사능 오염수 방류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에 크게 분노하면서 저희에게 큰 응원과 격려를 해 주시고 계신다. '왜 국민을 분열시키는지 모르겠다'며 응원을 해 주시고, 물도 가져다주시곤 한다. SNS를 통해서 격려해 주시는 분들도 상당히 많다. 1일 단식에 참여해 주시는 분들도 많이 있어서 큰 힘을 얻고 있다."

- 1일 단식에 참여하는 분들은 어떤 분들인가?

"지속적인 단식은 저희 둘이 하지만, 뜻을 같이하는 당원이나 단체 회원, 대전시민 등이 매일 돌아가면서 릴레이로 단식에 동참하고 있다. 매일 2~3명의 시민이 찾아와 함께 하고 있다. 17일까지 함께 하겠다는 분들로 일정이 꽉 짜여 있다."
   
- 단식농성 중 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농성장에 앉아 책을 읽거나 SNS를 통해 소식을 알리고, 찾아오는 분들을 만나고 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지난 7일에는 '일본 핵폐수 해양투기 중단 대전시민 촛불행동'에 참여했고, 9일에는 계룡대 해군본부에서 역대 참모총장들이 참가하는 정책자문회의가 열렸는데, 이날 홍범도함 명칭 변경이 논의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계룡대 앞에서 피켓시위를 하기도 했다.

밤에는 촛불집회에도 참여했다. 10일에는 홍범도장군로 대전시민 걷기대회에 참가했다. 그러면서 많은 시민을 만나고 있는데, 이 정권에 대해 정말 많이 실망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 이재명 대표의 검찰소환조사에 대한 방탄 단식이라는 비판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재명 대표는 단식을 하기 전 검찰조사에 응하겠다고 했고, 영장실질심사도 받겠다고 했다. 그런데 검찰이 단식에 들어간 후 소환했다. 저희는 검사가 정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 여당인 국민의힘은 단식하는 사람들을 조롱한다. 이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두 사람의 단식은 이 대표와의 단식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대전 지역에 이 무도한 정권의 폭정과 부당함을 알리자는 차원이 크다. 당내에서는 이재명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의미도 있지만, 지역사회에서는 '누구라도 나서서 무엇이라도 하자'는 취지가 크게 담겨 있다."

"쓰러져 실려 갈 때까지 단식투쟁할 것"

- 단식농성은 언제까지 할 것인가?

"시작할 때 쓰러져 실려 갈 때까지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이재명 대표의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쓰러져 실려 갈 때까지 싸우겠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 달라.

"10일 열린 홍범도 장군로 걷기대회에 정말 많은 분이 참석했다. 시민들의 분노가 응축되어 있다는 뜻이다. 지금은 답답하겠지만 희망을 버리지 말고 우리와 함께 희망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자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 길에 저희가 조금이라도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이 작은 투쟁이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 잘 모르겠지만, 아주 작은 불씨라도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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