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의무휴업으로 전통시장 활성화?…온라인 소비만 늘어"

김지향 서울시의원·서울연구원 공동 연구
"의무휴업 완화하고 지원정책 새로 강구해야"

2012년 '대형마트 의무휴업' 도입으로 이커머스(전자 상거래)가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대면 소비 등과 맞물려 본래 취지였던 전통시장 활성화로는 이어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11일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김지향 의원(국민의힘)이 공개한 '서울의 온·오프라인 소비지출 변화' 연구 결과에 의하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인 2·4주 일요일에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소비지출은 줄어든 반면, 전통시장이나 골목상권 등의 소비지출은 늘지 않았다.

이는 서울시의회와 서울연구원이 국내 대형 카드사에 공동 의뢰해 서울시민의 소비행태를 분석한 결과로, 카드사는 서울 거주 카드소지자를 대상으로 2019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5년간의 카드지출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가운데 119만여명의 일일 소비지출 패턴을 조사하고 오프라인 종합소매업 지출 비율이 5년 전보다 10%포인트 증감한 215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6월 쿠팡, 마켓컬리 등 무점포 온라인 마트의 지출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7월∼2020년 1월보다 63.7% 증가했다. 동기간 오프라인 지출은 21.9%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게다가 오프라인 지출은 주중보다 주말에 집중됐지만 온라인 지출은 주말에 감소했다가 주중에 다시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의원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인 2·4주 오프라인에서 줄어든 소비 지출이 휴업일 이후 평일에 이커머스로 옮겨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설명했다.

식품 구매 시 찾는 점포 유형으로는 무점포 온라인 마트(31.5%)란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오프라인 대형마트(24.3%), 온라인 쇼핑몰(19.6%), 오프라인 기반 온라인 마트(10.2%) 등이 뒤를 이었다. 전통시장(3.3%), 골목상권 소매점포(2.2%)를 이용한다는 응답률은 미미했다.

비식품을 살 때도 온라인 쇼핑몰을 방문한다는 응답이 39.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무점포 온라인 마트(32.6%)가 2위를 차지했다. 동네 슈퍼마켓이나 SSM(3.5%), 골목상권 소매점포(1.8%), 전통시장(1.1%) 등은 응답률이 낮았다.

김 의원은 "2019년 423개였던 대형마트는 올해 401개로 22곳이 폐점했고 이로 인해 3만여명이 일자리를 잃었다"며 "달라진 현실에 맞춰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규제는 완화하고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 대한 정책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서울연구원과 함께 오는 13일 서울시의회에서 '서울 소비패턴 변화와 지역경제 활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중심으로' 토론회를 열고 연구 결과를 논의할 예정이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