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참브로타, 세자르가 보는 '대표 감독 상주' 논란 "성적으로 증명하면 돼"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레전드 올스타전'을 알리기 위해 한국을 먼저 찾은 잔루카 참브로타 등 '레전드'들도 위르겐 클린스만 국가대표팀 감독에 대한 논란에 한 마디씩 보탰다.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전설적 축구선수 3명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브라질 대표팀 골키퍼로 오래 활약한 줄리우 세자르, 이탈리아 대표팀의 측면 수비수였던 잔루카 참브로타와 마시모 오도가 참석했다. 특히 세자르는 2009-2010시즌 인테르밀란의 유럽 3관왕 주역이었고, 참브로타와 오도는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이탈리아 우승에 일조한 선수들로 친숙하다. 이들을 비롯한 은퇴 선수들은 10월 21일 경기도 고양의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3 레전드 올스타전'을 가질 예정이다.
클린스만 감독의 상주 논란이 이 자리에서도 화제였다. 클린스만 감독의 부진한 성적과 느슨한 근무태도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는 와중, 선임 당시부터 국내 상주가 조건이었다는 당시 설명과 달리 갈수록 한국에 들어오지 않는 모습이 논란을 키웠다. 최근 인터뷰에서는 왜 한국에 없어도 되는지 다양한 이유를 들며 자신을 변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세자르는 "조심스럽다. 클린스만과 함께하는 스태프가 축구협회와 계약하면서 상주 여부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라며 계약조건에 포함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어 "다만 내 생각으로는 해외에 살든 한국에 살든 축구로 증명하는 게 중요하다. 증명할 수 있다면 큰 문제는 아니다. 의아한 면은 있다"고 했다. 세자르는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 후 5경기 3무 2패로 증명에 실패한 상태라는 건 모른 채 답변했다.
이어 의견을 내놓은 오도와 참브로타 역시 해외 상주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오도는 "스스로의 기준에서 옳은 판단일 테니 내가 말하긴 힘들고 그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참브로타는 "분명 그렇게 한다면 계약 조건에 있었을 것"이라며 해외를 돌아다니면서 근무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이들은 그밖에도 한국에서 열리는 경기를 기대한다며 박지성 등 한국 축구에 대한 기억까지 다양하게 꺼내놓았다. 이하 인터뷰 전문.
- 한국에 온 소감은
세자르) 영광이다. 한국에 두 번째 왔다. 한국 문화와 축구를 접할 수 있어 기쁘다.
오도) 이런 이벤트에 참가한다는 것 자체가 운동장으로 돌아온다는 의미라 감격스럽다. 어제 여행을 했는데 아주 좋았다. 다음달 경기가 기대된다.
참브로타) 다시 모여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감사한다. 오도의 말처럼 여행을 했는데 굉장히 깨끗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다음달 경기에서 하나되어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 먼 한국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을 승낙한 배경은
오도) 이런 이벤트에 참여하는 건 처음이 아니다. 더 생소한 환경에서도 해 봤다. 더 중요한 건 우린 같은 세대에 영광을 공유한 친구들인데 오랜만에 뭉쳐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세자르) 한국 축구팬들이 유럽 축구를 가까이서 접한다는 기대가 있으실 것 같다. 우리도 축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팬들에게 가까이서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다. 한 시대를 풍미한 친구들과 뭉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리고, 세계 각지의 팬들과 만나며 그들의 문화를 배울 수 있어 기대된다.
- 방한 일정으로 축구 클리닉도 다녀왔는데 골키퍼, 풀백 유망주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세자르) 어려운 질문이다. 축구에서 제일 중요한 건 열정이다. 각 선수마다 캐릭터가 다르다. 그 캐릭터에 따른 각자의 책임감이 중요하고, 꿈을 좇으며 계속 훈련하는 게 중요하다.
참브로타) 어렵다. 오늘 어린 선수들을 보고 만난 건, 세리에A까지 가는 건 이탈리아에서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하길 부탁한다. 무엇보다 즐겼으면 좋겠다. 그러면 성장했을 때 계속 해야 할지 판단이 설 것이다.
오도) 부모가 중요하다. 열정과 최선을 다해 가르쳐줘야 한다. 중요한 건 스포츠가 인생의 친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프로가 되어 돈을 많이 벌고 유명해지는 것도 좋지만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평생의 친구가 되어야 한다. 또한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어떤 운동을 하던 집에 왔을 때 '너 오늘 이겼어?'보다 '너 오늘 즐거웠어?'라는 질문을 먼저 했으면 한다.
- 같은 시대에 활약했던 한국 선수는 박지성이 있고 세자르와는 동료로 뛰기도 했는데 어떻게 기억하고 있나
세자르) 퀸스파크레인저스에서 박지성과 함께 뛴 것이 2012년이었다. 첫인상은 기술이 너무 좋다는 것이었다. 선수들과 잘 어울리는 면도 있어 주장이 됐다. 2년간 라커룸을 공유할 수 있어 좋았다. 한국축구의 저력을 느꼈고, 최근 토트넘의 손흥민을 보면서도 느꼈다. 국가대표로서 한국과 만난 적도 있다. 한국 축구의 발전을 여기서 몸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참브로타) 바르셀로나에 있을 때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에서도 만난 적 있다. 세계 여기저기서 상대해 본 기억이 있다. 분명 아시아 선수 중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이었다. 그렇게 뛰어난 선수가 아시아에서 나온 것에 대해 놀라움을 갖고 있었다.
오도) 난 1997년 시칠리아에서 열린 유니버시아드에서 대학 대표로 나가 우승했는데 한국과 결승전을 해서 1-0으로 끝난 적이 있다. 그때 난 학생이었는데 박지성이 혹시 그 팀에 있지 않았을까. (실제 당시 한국은 김호곤 감독이 이끌었고 안정환, 김대의, 서동원, 장대일, 이상헌 등이 뛰었다.)
- 주최측(라싱시티그룹 공동창립자 모리스 파그니엘로)에게 묻고 싶다. 올스타전 참가하기로 발표된 유명 선수들 실제로 뛰는지? 한국은 유명 선수가 뛰지 않는 사례를 최근에 겪은 적 있는데 뛴다는 보장이 가능할지?
모리스) 물론 제가 많은 선수들을 모아서 방문하고 있는데 아시다시피 다들 현역이 아니고 그 중에는 뛸 수 없는 선수도 있다. 뛸 수 있는 몸의 선수는 뛰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는 참여만으로도 의미가 잇을 것이다. 이 행사의 의미는 많은 셀레브리티들이 모여 한국 축구에 힘을 싣고, 나아가 한국 유망주들의 유럽 진출도 돕고, 한국 축구의 발전을 돕겠다는 의도가 있다.
오도) 친선경기지만 우리가 경기장에 섰을 때는 무조건 이길 것이다. 살살 하지 않을 것이고, 봐주지 않을 것이다. 각오하라.
- 브라질과 이탈리아의 동료 중 레전드 올스타전에 초대하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
오도) 이탈리아와 브라질은 세계축구를 대표하는 팀들이지만 다들 친구이자 적이었던 선수들이다. 나는 호나우지뉴를 본 지 오래돼서 한 번 만나고 싶다.
참브로타) 나도 호나우지뉴를 보고 싶다. 좋은 친구였고 굉장히 재밌는 사람이다. 바르셀로나와 AC밀란에서 동료였다.
세자르) 칸나바로, 호나우지뉴, 마테라치는 이미 한국을 다녀갔고 그들과 꼭 만나고 싶다. 나는 인테르밀란에서 뛰면서 이탈리아 축구의 팬이 되었다. 파올로 말디니를 사람으로서나 축구선수로서나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기회에 함께 뛰어보고 싶다.
- 한국에서 요즘 화두로 떠오른 점을 묻고 싶다. 국가대표팀 감독이 꼭 그 나라에 머물러야 하는가?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감독이 상주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세자르) 조심스럽다. 클린스만과 함께하는 스태프가 축구협회와 계약하면서 상주 여부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 다만 내 생각으로는 해외에 살든 한국에 살든 축구로 증명하는 게 중요하다. 증명할 수 있다면 큰 문제는 아니다. 의아한 면은 있다.
오도) 성인은 다들 책임감을 갖고 옳다고 생각한 일을 한다고 본다. 대표 선수들도 해외에서 활동하는 선수가 있을테니 매일 봐야 하는 게 숙제는 아닐 거다. 팀의 실력은 감독 한 사람이 아니라 팀 전체가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 이야기하기 애매한데 스스로의 기준에서 옳은 판단이었을테니 그를 존중한다.
참브로타) 오도의 말처럼 국가대표와 클럽팀은 다르다. 분명 그렇게 한다면 계약 조건에 있었을 거다. 국가대표 감독은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선수들을 픽업하고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일이다. 요즘은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에 그걸로 선수를 체크할 수도 있다. 질문의 의도는 알겠지만 각자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 이탈리아에서 지난 시즌 좋은 활약 했던 김민재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함께 뛴다면 어땠을 선수인가?
참브로타) 나이가 있다보니 김민재와 함께 뛰는 행운은 누리지 못했다. 나폴리 우승의 핵심이었다. 바이에른뮌헨으로 보낸 것이 너무 안타깝다. 정말 멋진 선수고, 찬사를 보낸다.
오도) 바이에른에서 뛰어 봤기 때문에 시대만 맞았으면 같이 뛸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아쉽다. 최고의 수비수다.
- 모리스에게 묻고 싶다. 한국에 대한 투자 의사가 보도된 바 있는데 한국 축구의 가능성은?
모리스) 우린 축구 전문 기업이다. 전세계에 14개 구단을 갖고 있다. 수많은 선수들을 키우고 있다. 한국에서 하고 싶은 사업은 굉장히 큰 아카데미다. 아카데미에서 배출한 선수가 세계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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