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철문학상 수상 日 작가 "우경화에 굴하지 않을 것…가해자 될 수 없어"

서믿음 2023. 9. 1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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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7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본상을 받은 일본의 소설가 메도루마 슌(63)은 오키나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손꼽힌다.

메도루마 슌은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호철통일로문학상 수상 간담회에서 일본의 제국주의 잔재를 뿌리 뽑고 우경화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계속해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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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철문학상 본상에 메도루마 슌
日 오키나와 문학 대표 작가
국가주의, 제국주의, 우경화에 비판 목소리

올해 제7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본상을 받은 일본의 소설가 메도루마 슌(63)은 오키나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손꼽힌다. 오키나와는 일본 역사에 편입된 지 오래지 않은, 일본 본토인들로부터 차별과 억압의 대상이 된 곳이다. 메도루마는 그런 모순과 부조리를 고발하는 글을 써왔고, 그 대상은 오키나와를 넘어 전 일본을 포괄한다. 1983년 등단작 '어군기'를 포함해 '혼 불어넣기', '물방울', '무지개 새' 등을 발표했고, 1997년 '물방울'로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다. 작품활동 외에도 오키나와 미군기지 건설 반대 시위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오키나와 미군의 성폭력 사건 등에 관해 강한 비판을 쏟아내 왔다.

[사진제공=은평구]

메도루마 슌은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호철통일로문학상 수상 간담회에서 일본의 제국주의 잔재를 뿌리 뽑고 우경화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계속해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메도루마는 "아베 신조 총리 재임 시부터 일본이 매우 우경화되며 사회가 역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일본에서 천황을 비판하면 우익이 나타나 위해를 가한다"면서 "나는 이런 것에 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일본 내에서 천황은 신과 같은 존재지만, 메도루마의 가정에겐 전쟁의 책임을 회피한 비판 대상이다. 1930년 당시 14살의 나이로 오키나와 전쟁에 동원된 메도루마 슌의 아버지는 2차대전에서 패배한 후 천황이 자결하지 않은 것에 분노했다. 메도루마 슌은 "천황의 전쟁 책임은 무겁고 처벌하는 게 도리였지만, 쇼와 천황(히로히토)은 결국 처벌받지 않고 세상을 떴다"고 지적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드러냈다. “다른 (처리) 방법도 있는데 해양 방류를 선택한 것은 원자력발전소를 재가동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며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서는 오키나와에서도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중략) 일본 정부의 자세는 이상한 점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시민들이 규탄하고 막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국가주의 혹은 제국주의적 폭력의) 가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작품 활동과 사회적 발언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계속 변하지 않는 현실 속에서 계속 얘기한다는 건 피곤한 일”이라면서도 “작가는 문학자이기 전에 사회의 한 구성원”이며 “그렇기 때문에 사회 문제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하는 존재”라고 강조했다.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은 통일문학가 고(故)이호철 선생의 문학업적과 삶을 기리고자 서울 은평구에서 제정한 상으로, 매년 평화와 화합의 가치에 부합한 외국 작가에게 본상, 국내작가에게 특별상을 수여한다. 올해 특별상은 진은영 시인에게 돌아갔다. '시대의 아픔에 공유하는 글쓰기'를 지속해왔으며, 지난해 네 번째 시집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를 발표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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