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간장게장 하겠다"…버려지는 伊꽃게, 한국이 나섰다

이해준 2023. 9. 1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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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는 환경파괴범 취급을 받는 푸른 꽃게. AFP=연합뉴스


이탈리아에서 생태계 파괴자 취급을 받던 ‘푸른 꽃게’(학명 Portunuspelagicus)의 국내 수입이 추진되고 있다.

9일 SBS에 따르면 인천의 A 꽃게 수입업체 이강희 대표가 정식 수입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이탈리아 상공회의소에 현지 파트너를 추천해달라고 의뢰한 상태다. 지중해에서 잡은 푸른 꽃게는 냉동상태로 수입돼 주로 간장게장 제조용으로 유통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컨테이너 도착에 한 달 반 정도 걸리므로 올해 안에 국내 소비자가 이탈리아 꽃게를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북미 대서양 연안에 주로 서식하는 이 게는 몇 년 전부터 지중해로 유입됐다. 최근에는 몇 달 동안 이탈리아 동북부 해안에 위치한 조개 양식장에 심각한 피해를 입혀 퇴치 대상으로 떠올랐다. 프란체스코 롤로브리지다 농업·식량주권부 장관은 푸른 꽃게 퇴치를 위해 290만유로(약 42억원)의 예산을 배정해, 푸른 꽃게를 포획하고 폐기하는 사람들에게 포상금으로 지급하겠다고 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에서는 “우리가 가서 푸른 꽃게를 먹어 치우고 포상금도 받자”는 의견이 생겨났다. 이 대표는 이를 현실화한 것이다.

최근 이탈리아의 일부 레스토랑에서 푸른 꽃게를 요리 재료로 쓰고 있다. 그러나 인기는 높지 않다. AP=연합뉴스


앞서 튀니지에서도 어패류를 먹어 치우는 푸른 꽃게가 크게 늘어 고심했다. 한국은 2017년부터 튀니지 꽃게를 수입하고 있다. 2022년 한국 꽃게 수입량은 1만2867톤이었다. 이중 중국산은 1만2472톤이고, 튀니지에서 들여온 꽃게 물량이 그 다음으로 많아 163톤이다.

이 대표는 “푸른 꽃게 등을 보면 현재 많이 수입되는 튀니지나 바레인 꽃게보다 훨씬 더 국내산에 가깝다. 대신 껍질 두께가 국산이나 튀니지 게보다 두껍다. 딱딱한 식감이 있을 것”이라며 “양념게장으로 쓰기는 부적합하지만 간장게장용으로 충분히 소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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