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韓, 우크라이나 무기 공급시 우리와 관계 무너질 수 있다" 경고

이수민 2023. 9. 11.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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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외무부 청사. 연합뉴스


11일 러시아 외무부가 한국에 “우크라이나에 직간접적으로 무기와 군사 장비를 공급하는 성급한 결정을 하면 양국 관계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이날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러시아 외무부 제1아주국장은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반경제포럼(EEF)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용 무기를 공급하지 않고 경제·인도적 지원을 하고 있으며, 여러 경로로 러시아에 이런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면서 “이는 한·미 탄약 거래에 관한 서방 언론 보도가 현실과 다르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한국의 접근 방식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한국의 관계가 우크라이나전을 계기로 흔들리고 있다는 내용의 발언도 있었다. 지노비예프 국장은 “우크라이나 위기는 러시아와 한국 관계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한국은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가하기 위해 대리전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우크라이나 정권을 지지하는 서방 집단의 노선에 합류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러시아에 제재를 가한 한국이 올해는 수출 제한 목록을 크게 확대했다면서 “러시아에서 인기 있는 한국의 제조업체들이 심각한 손실을 봤다. 이제 그들은 이 시장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한국, 일본 등 동맹국들과 여러 군사 활동을 진행한 사례를 나열하면서 “한반도에 새로운 위기가 접근하고 있다”고 평했다.

그러나 한국이 한편으론 “러시아와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열망을 보인다”면서 “이도훈 신임 주러시아 한국 대사도 러시아와 관계 유지에 힘쓰는 사람 중 한 명”이라고 지목했다.

지노비예프 국장은 “우리에게 의지가 있다면, 한국과 수교 이후 30년 동안 구축한 정치, 경제, 인도주의 분야의 포괄적 협력 구조를 유지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여건을 조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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