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지진 발생 사흘째 주민들 노숙…“구호 작업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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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한 지 사흘이 지났지만, 모로코 주민들은 노숙을 하며 지진 피해로 인한 고통을 이어가고 있다.
피해가 컸던 서남부 산악지대는 접근 자체가 어려워 생존자 구조는 물론 구호물품 수급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유엔은 이번 지진으로 30만명의 주민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했다.
모로코 정부당국이 구호작업에 착수했지만, 외딴 산악지대 등 접근이 어려운 피해지역에는 구호품이나 구조장비를 운반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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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한 지 사흘이 지났지만, 모로코 주민들은 노숙을 하며 지진 피해로 인한 고통을 이어가고 있다. 피해가 컸던 서남부 산악지대는 접근 자체가 어려워 생존자 구조는 물론 구호물품 수급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여진의 공포 속에 집으로도 돌아가지 못하는 30만명 이상의 주민들이 직접적인 지진 피해에 이어 ‘2차’ 시련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로코 국영 TV는 11일(현지시간) 내무부 집계 결과 10일 오후 4시 현재 사망자가 2122명으로 늘었고, 중상자 1404명을 포함한 부상자는 최소 2421명이라고 보도했다. 유엔은 이번 지진으로 30만명의 주민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했다.
지진으로 집과 가족들을 잃은 주민들은 절망하며 통곡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마라케시에서 남쪽으로 40㎞ 떨어진 물라이 브라힘 산간마을 주민들은 맨손으로 잔해 속 가족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타페그하테 산간마을은 완전히 황폐화돼 주민 200명 중 90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들은 사흘째 길거리에서 노숙하거나 텐트에서 밤을 지새우며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의 상점이 파손되거나 문을 닫으면서 식량과 물품을 구하는 데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라이 브라힘 주민들은 여진 공포에 텐트조차 세우지 못한 채 길거리나 인근 축구장에서 잠을 잤다고 CNN은 전했다. 마을주민 살라 앙슈(28)는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생존자 대다수가 절실히 필요한 도움의 손길조차 오지 않자, 절망감과 분노를 표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지진으로 굴러내려온 거대한 바위가 도로를 막자, 일부 구조대원들은 장비도 없이 생존자 수색에 나서기도 했다. 한 산간마을은 이날 오후 처음으로 구호품이 전달됐을 정도였다.
이날 오후 규모 3.9 가량의 여진까지 발생하면서 추가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진에 취약한 진흙 벽돌과 목재 등으로 지어진 집이 많은데다 지반이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지난 8일 발생한 지진보다도 여진에 의해 집과 건물이 더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다.
모로코 정부당국이 구호작업에 착수했지만, 외딴 산악지대 등 접근이 어려운 피해지역에는 구호품이나 구조장비를 운반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무함마드 5세 연대재단은 “알하우즈 지역에서 식량, 의료지원, 긴급주택, 담요 등 1만5000여 가구를 지원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런데도 모로코 정부는 외국의 구조 지원에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프랑스, 튀르키예 등 많은 국가들이 원조 의사를 피력했으나, 모로코 정부는 지금까지 영국, 스페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4개국의 지원만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현재 스페인이 생존자들의 수색과 구조를 돕기 위해 구조대원 86명과 수색견 8마리를 모로코에 파견했으며, 영국과 카타르도 수색구조팀을 모로코로 보냈다.
‘국경없는구조대’ 설립자인 아르노 프레스는 “현재 구조대를 프랑스 파리에 대기시켰지만 모로코측의 허가가 아직 떨어지지 않았다”며 “잔해 아래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는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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