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적 뒤 7G ERA 8.27' 최원태, 끝내 엔트리 말소…전의산·이형종도 2군행

유준상 기자 2023. 9. 1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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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부진을 거듭하던 LG 트윈스 투수 최원태가 결국 2군으로 내려간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1일 1군 엔트리 등록 및 말소 현황을 발표했다. 등록된 선수는 없고, 말소된 선수는 9명이다. 구단별로는 SSG 랜더스가 3명으로 가장 많다.

말소 명단에서 눈에 띄는 이름은 역시나 최원태다. 7월 말 트레이드를 통해서 키움 히어로즈에서 LG로 이적한 최원태는 '우승청부사'라고 불릴 만큼 많은 기대를 모았다. 염경엽 LG 감독은 트레이드 이후 "막힌 게 뻥 뚫리는 느낌이다"고 표현할 정도로 최원태의 합류를 반기기도 했다.

LG가 최원태를 영입할 때만 하더라도 가장 큰 고민은 '토종 선발'이었다. 불펜에서 선발로 보직을 전환한 이정용, '10승 투수' 임찬규 등 선발 자원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러나 정규시즌 1위 굳히기를 위해서 확실한 '에이스'가 필요했고, LG는 최원태가 그 역할을 해주길 바랐다.

염경엽 감독은 "팀이 힘든 상황일 때 최원태가 와서 잘 메워줬고, 7월에 큰 위기가 올 수 있는 타이밍에서 트레이드 타이밍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또 (새로운 팀에서) 생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조건들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플러스 요인이 많을 것이다"고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사령탑의 바람대로 이적 후 첫 등판에서는 내용도, 결과도 모든 게 완벽했다. 최원태는 7월 30일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6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14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가는 등 강렬한 이적 신고식을 치르면서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적 첫 승의 기쁨도 잠시, 최원태는 8월 첫 등판이었던 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이닝 9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4탈삼진 6실점으로 부진하면서 패전까지 떠안았다. 다음 등판이었던 12일 잠실 키움전에서는 승리를 챙겼지만, 5이닝 6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2실점으로 두산전에 비하면 내용이 좋지 않았다.

최원태는 지난달 18일 SSG와의 원정경기에서 7이닝 3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4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며 이적 이후 처음으로 7이닝을 던졌다. 그러나 25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4이닝 15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11실점(9자책)으로 와르르 무너졌고, 9월 5일 수원 KT 위즈전에서도 3이닝 5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3탈삼진 2실점으로 기대 이하의 투구를 선보였다.

부진 속에서도 계속 선발 기회를 받은 최원태는 10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2⅔이닝 8피안타 5사사구 3탈삼진 7실점으로 조기강판됐다. 키움 시절을 포함해 3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교체된 건 올 시즌 들어 이번이 처음이었다. 최원태는 최근 세 차례의 등판에서 모두 5회 이전에 마운드를 내려갈 정도로 팀이 원했던 '이닝이터'로서의 역할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LG는 더 이상 최원태를 지켜볼 수 없었고, 2군에서 재정비를 갖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 부상으로 이탈한 플럿코가 자리를 비운 상태임에도 최원태를 과감하게 엔트리에서 뺐다. 트레이드 이후 최원태의 성적은 7경기 32⅔이닝 2승 2패 평균자책점 8.27.

물론 올해뿐만 아니라 최원태가 키움 시절부터 전반기보다 후반기에 약한 모습을 보였던 것은 사실이다. 최원태의 개인 통산 정규시즌 전반기 성적은 각각 121경기 659⅔이닝 47승 32패 평균자책점 4.17로, 후반기(70경기 336⅓이닝 21승 18패 평균자책점 4.84)보다 준수한 편이다. 전·후반기의 표본이 다른 점을 고려하더라도 차이가 존재한다.

남은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LG의 최종 목표는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는 것이다. LG가 우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조각이나 다름이 없는 '최원태 활용법'을 찾아야 하는 가운데, 최원태가 2군에 머무르는 동안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주말 KT와의 3연전에서 1승1무1패를 기록한 SSG는 투수 이기순, 내야수 김찬형과 전의산을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12일 KT와의 홈경기에 앞서 이들의 자리를 대신할 선수가 1군에 올라올 것으로 전망된다.

SSG는 한때 LG와 선두권 경쟁을 벌이기도 했으나 KT에게 2위 자리를 내준 뒤 상위권을 유지하는 것조차 어려워졌고, 이제는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엔트리에 변화를 준 것이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키움은 투수 변시원과 외야수 이형종을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올 시즌을 앞두고 퓨처스 FA(자유계약)로 팀을 옮긴 이형종은 99경기 316타수 68안타 타율 0.215 3홈런 37타점으로 시즌 내내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달 3일 2군으로 내려갔다가 약 3주간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지만, 1군 복귀 이후에도 좀처럼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하면서 다시 한 번 2군행 통보를 받게 됐다.

10일 LG와의 홈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한 KIA 김건국도 2군으로 내려갔다. 이날 4⅓이닝 5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5실점을 기록하면서 승패 없이 물러나긴 했지만, 대체 선발로 등판한 점을 감안하면 팀의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경기 후 김종국 KIA 감독도 "비교적 긴 이닝을 책임지면서 선발투수 역할을 잘 해줬다"고 김건국에 격려를 보냈다.

이밖에 NC 외야수 천재환과 삼성 투수 김시현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사진=LG 트윈스,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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