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 절반가량은 귀 질환이 원인

민태원 2023. 9. 1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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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어지럼증을 귀의 문제로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대한이과학회가 최근 '귀 건강의 날(9월 9일)'을 맞아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어지럼증의 50%가량은 귀 질환이 원인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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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차지 ‘이석증’ 가장 흔한 귀 질환
1대 1 개별화된 ‘전정재활치료’ 주목
게티이미지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어지럼증을 귀의 문제로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대개는 빈혈이나 뇌졸중 등을 떠올린다. 그래서 병원에 가서도 뇌를 다루는 신경과를 찾기 십상이다. 하지만 대한이과학회가 최근 ‘귀 건강의 날(9월 9일)’을 맞아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어지럼증의 50%가량은 귀 질환이 원인으로 꼽혔다. 인체의 평행 감각을 담당하는 속귀(내이)의 ‘전정기관’ 이상으로 발생한다는 것. 뇌졸중 등 중추신경계 원인은 10~20%에 그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전정기관 기능 이상으로 인한 어지럼증 환자는 최근 5년간 12% 증가했다(2018년 102만8058명→2022년 114만9215명).

김민범 강북삼성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11일 “어지럼증은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증상과 함께 구역·구토가 동반되기도 하고 멍하며 중심을 잃을 것 같은 느낌, 술 취한 것처럼 비틀거림, 아득해지면서 기절할 것 같은 느낌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면서 “증상별로 정확한 원인 질환을 진단하기 위해선 어지럼증을 전문으로 보는 이비인후과 의사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어지럼증을 초래하는 가장 흔한 귀 질환은 ‘이석증’으로 약 20%를 차지한다. 먼지만큼 작은 크기의 탄산칼슘 덩이인 ‘이석(耳石)’이 전정기관(세반고리관)으로 옮겨가면서 몸의 자세 변화에 따라 그 속의 액체(내림프액)를 출렁거리게 해 생긴다. 빙빙 도는 어지럼증이 특징. 머리를 맞거나 부딪히는 등 충격을 받을 때, 장기간 침대 생활을 하는 경우 잘 발생한다. 한쪽 내이의 전정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전정신경염도 이석증과 비슷한 회전성 어지러움이 나타난다. 메니에르병은 내이의 달팽이관(청각 기능)과 전정기관의 압력이 높아져 생기는데, 어지럼증과 함께 청력저하, 이명이 동반된다.

어지럼증은 생활습관 교정으로 개선되는 경우도 있으며 약물이나 수술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약물·수술로도 치료가 불가능 경우 최근 ‘전정재활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이는 환자 증상과 장애에 맞게 1대1로 개별화된 운동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다. 2017년 신의료기술 승인을 받고 지난해부터 비급여로 환자 치료에 쓰이고 있다.

전은주 가톨릭의대 인천성모병원 교수는 “전정재활치료를 통해 장기간 약에 의존해 온 환자들의 증상이 뚜렷이 호전돼 약을 끊고 일상복귀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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