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보호 법안, 국회 진행 상황 총정리

송경원 2023. 9. 1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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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3일 다섯 번째 심의... 블라인드 시각으로 사안별 접근 기대하며

[송경원 기자]

교권보호 법안이 막바지입니다. 오는 13일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소위가 있습니다. 뒤이어 교육위 전체회의와 법사위를 거쳐 21일 본회의 수순입니다.

법안소위는 이번까지 다섯 번입니다. 8월에 세 번, 9월 들어 두 번 있었습니다. 정리 시점입니다.

이미 의결한 사항 있어

현재까지 빈손은 아닙니다. 8월 23일 법안소위와 31일 소위에서 각각 의결한 것이 있습니다. 가령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 범죄로 보지 아니한다' 취지의 소위 '면책'은 23일 일찌감치 의결되었습니다.

아동학대 신고로 수사나 조사가 진행되는 경우 교육청이 신속히 의견 제출하는 사항, 교권보호위원회를 학교에서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하는 사항은 31일 소위에서 처리되었습니다. 학교 민원 처리를 교장이 책임지는 사항, 학부모의 교직원 및 학생 인권 침해를 금지하는 사항도 함께 통과했습니다.

그 뒤 9월의 두 차례 소위는 서로의 견해를 주고받는 형국입니다. 합의는 없었습니다. 쟁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우선 학생부 기재입니다. 정부·여당은 중대한 교권 침해 기재 입장이고, 야당은 반대합니다. 기재의 영향력이 관건입니다. 정순신 사안처럼 소송 등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이렇게 되면 교권 보호 법안이 도리어 악성 민원을 키웁니다.

정부·여당의 대응 논리는 교권보호위원회 이관입니다. 학교에서 교육지원청으로 옮기면 소송이 감소하고 교원과 거리 두기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건 유사사례가 있습니다. 앞서 이관된 학교 폭력에서 소송과 악성 민원이 줄었는지 보면 됩니다. 소송은 통계가 있지만 악성 민원은 통계가 없습니다. 어쩌면 학교와 선생님의 경험이 답입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장상윤 차관과 대화하고 있다. 2023.8.22
ⓒ 남소연
 
다음은 교육활동사례판단위원회입니다. 교원단체들과 교육감협의회가 제시했고 야당 입장입니다. 아동학대 신고가 있는 경우, 수사나 조사 착수 전에 교육청의 사례판단위원회에서 의견 내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아동학대 신고와 수사 착수 등이 빠르게 진행되는데, 그 사이에 교원 보호장치를 두자는 취지입니다.

정부는 반대합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취지에 찬성하지만 현실성에 의문을 표합니다. 현행 아동학대처벌법 제10조에 따르면, 신고가 있는 경우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즉시 조사 또는 수사에 착수하여야" 합니다. '즉시' 수사입니다. 신고와 수사 사이의 간격은 짧으면 2~3일이고 길면 2주일입니다.

문제는 이 간격 내에 위원회가 가능하냐입니다. 연락하고 자료 정리하고 심의하는 게 가능할까 하는 점입니다. 역시 경험이 답입니다. 학교나 회사에서 위원회 업무를 했거나 지켜봤다면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쟁점은 교원배상책임보험으로 피해 교원 비용 및 소송 지원입니다. 시도별 편차를 없애고 보장 범위를 넓히는 '상향 평준화 지원' 취지가 있습니다. 야당은 학교안전공제회에 맡기자는 것이고, 정부·여당은 민간 보험사도 가능하도록 단어 '등'을 넣자는 입장입니다.

학교안전공제회는 이견 없고, 여기에 민간 보험사를 추가할지가 관건입니다. 이 상태면 단어 '등'을 넣느냐 빼느냐로 논의가 흘러가겠지만, 최근 정부가 '교육감이 소속 교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결정'하는 수정안을 냈습니다.

세 가지 쟁점 외에 직위해제를 엄격하게 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직위해제 처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는 문구입니다. 기존에는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어려운 경우인데, 한층 더 엄격하게 이루어지도록 하자는 취지입니다.

블라인드 시각 기대하며

그러니까 이미 의결된 법 조항들이 있습니다. 추가로 몇 가지 쟁점이 있는데 13일에 논의됩니다. 이날 논의가 불발에 그치면 이미 의결된 법 조항들로 정리되어 다음 절차로 접어듭니다.

어느덧 9월 중순입니다. 국회가 모처럼 제 기능을 발휘하면 좋겠습니다. 입장 차이야 이미 여러 번 확인했으니 하나하나 조율해 가면서 합의점 찾는 모습을 기대합니다.

어쩌면 블라인드 시각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이건 우리 쪽이 낸 방안, 저건 상대편이 낸 방안으로 바라보기보다, 개별 사안별로 차근차근 접근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습니다. 국회를 바라보는 외부 시선도 그렇고요.

무엇보다 피해교원 배상책임보험이나 직위해제 엄격하게는 어떤 형태로든 의견 조율이 있었으면 합니다. 이번에 처리되지 않아 촘촘한 지원에 차질 빚어지면 곤란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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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쓴이 송경원은 정의당 정책위원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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