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학비 벌다 트럭 깔려 숨진 미얀마 최고명문대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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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경남 지역의 한 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가 숨진 미얀마 국적의 20대 외국인 근로자는 고국에 있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있던 청년 가장인 것으로 밝혀졌다.
11일 경남이주민센터,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미얀마 국적의 노동자 피예이 타엔(Pyay Thein·26)씨는 지난달 7일 오전 합천 대벽리 일대에서 신호수로 일하다 싣고 있던 흙을 내리고 앞으로 가던 25톤 덤프트럭 앞바퀴에 깔려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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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돈 대부분 고국 홀어머니에게 보낸 효자"
쿠데타 이후 고국 난민 어린이 돕기 활동도
지난 8월 경남 지역의 한 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가 숨진 미얀마 국적의 20대 외국인 근로자는 고국에 있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있던 청년 가장인 것으로 밝혀졌다.
11일 경남이주민센터,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미얀마 국적의 노동자 피예이 타엔(Pyay Thein·26)씨는 지난달 7일 오전 합천 대벽리 일대에서 신호수로 일하다 싣고 있던 흙을 내리고 앞으로 가던 25톤 덤프트럭 앞바퀴에 깔려 사망했다. 장례는 사망사고가 일어난 지 한 달하고도 4일 만인 지난 10일 치러졌다.
2남 1녀 중 장남이었던 그는 미얀마 명문대 중 한 곳인 양곤대학교 경제학과 1학년에 재학하다 학비 마련을 위해 2017년 9월께 한국에 입국했다.
이후 2019년 부친이 질병으로 사망한 후 가세가 기울었고, 투병 중인 어머니의 치료비 문제로 머나먼 타국에서 밤낮없이 노동을 이어갔다. 2021년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일어나자 고용 허가 만료 후에도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했고, 인도적 특별체류 신청을 해 지난해 한 건설회사에 취업했다.
단짝이던 미얀마인 동료는 그를 "매우 성실했던 친구"라며 "번 돈 대부분을 어머니에게 보낼 만큼 효심이 깊었다"라고 기억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미얀마 쿠데타 이후 고국 난민 어린이 돕기 활동에 자신이 어렵게 번 돈 일부를 후원금으로 매달 보낸 사실도 알려졌다.
피예이 타엔씨 가족은 여권 미발급 등 미얀마 내부 문제로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고, 대신 경남이주민센터 등 지역사회에서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경남에 거주하는 미얀마 국적 이주노동자 30여 명도 함께했다.
이철승 경남이주민센터 대표는 추도사에서 "9월 11일은 고인이 한국에 온 지 6년이 되는 날"이라면서 "코로나19 때문에, 살인적인 군사 쿠데타 때문에 맏아들을 여러 해 동안 볼 수 없었던 고국의 어머니는 이제 영영 아들을 만나지 못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사회 전체에서 산재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가 진행하고 있는 것을 넘어 산재 이주화, 죽음의 이주화로 치닫고 있다"라며 "산재 죽음의 이주화라는 이 악마의 고리를 끊어야 할 때다. 의 무거웠던 짐은 산 자에게 넘겨주시고 그리운 고향에 가셔서 어머니와 만나길 바란다"라고 추모했다.
현재 보상 등 사측과 유족 측은 합의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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