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간첩단 사건' 재판부 기피신청에 고발까지... 왜?

윤성효 2023. 9. 1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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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바 '창원 간첩단 사건'의 3차 공판이 연기됐다.

 담당 변호사들이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하고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대책위가 재판부를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을 한 데 따른 것이다.

그 이유는 재판부에 대한 기피신청과 고발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장경욱·박미혜·김형일 등 변호인 측이 이날 법원에 재판부 기피신청을 냈고, '정권위기탈출용공안탄압저지국가보안법폐지 경남대책위'가 공수처에 고발장을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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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단·경남대책위, 2회 공판조서 등 문제 제기... 3차 공판 연기

[윤성효 기자]

 정권위기탈출용공안탄압저지국가보안법폐지 경남대책위는 1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던 일명 '창원 간첩단 사건'에 대한 공판 연기 이후 변호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경남진보연합
 
이른바 '창원 간첩단 사건'의 3차 공판이 연기됐다. 담당 변호사들이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하고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대책위가 재판부를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을 한 데 따른 것이다. 

국가보안법 위반(특수잠입·탈출 등) 혐의로 기소된 창원·진주지역 진보·통일운동 활동가 4명은 11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0형사부(재판장 강두례, 안철범·이은숙 판사) 심리로 3차 공판이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날 추후 기일을 지정하지 않은 채 공판 연기를 통지했다.

그 이유는 재판부에 대한 기피신청과 고발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장경욱·박미혜·김형일 등 변호인 측이 이날 법원에 재판부 기피신청을 냈고, '정권위기탈출용공안탄압저지국가보안법폐지 경남대책위'가 공수처에 고발장을 낸 것이다.

변호인 측은 기피신청서를 통해 재판부가 공정한 재판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1차 공판은 8월 28일, 2차 공판은 9월 4일에 열렸는데 변호인 측은 재판부가 2차 공판 당시 소송절차를 어겨 형사소송법을 위반했고 지난 8일에 보내온 2차 공판조서에 "허위사실이 적시되어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형사소송법(제532조 제2항)에는 "다음 회의 공판기일에는 전회의 공판심리에 관한 주요 사항의 요지를 조서에 의해 고지하여야 한다"라고 되어 있다. 재판부가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게 변호인들의 주장이다.

변호인 측은 "제2회 공판기일에 재판부는 제1회 공판심리에 관한 주요 사항의 요지를 조서에 의하여 고지하지 않았고, 조서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도 고지하지 않았다"라며 "이는 피고인들의 방어권 행사를 침해하여 불공정한 재판을 한 것으로, 이것만으로도 제2회 공판기일은 절차상 하자가 중대해 심리 전부가 무효"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판부의 이러한 위법한 소송행위는 형사소송법(제18조 제1항 제2호)의 '법관이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라고 덧붙였다. 

변호인 측은 또 "공판조서 작성과 열람·등사 거부로 인한 피고인들의 방어권 침해가 있었다"며 "재판부는 '오늘 기억에 의존하여 반대신문 사항을 작성하라'고 하는 등 피고인의 방어권이나 변호인의 변호권 행사에 대한 심각한 침해를 아랑곳하지 않고 반대신문을 위한 공판조서(증인녹취록 포함)의 신속한 작성과 열람등사를 거부하였다"라고 주장했다.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국가정보원 직원의 증인 신문 비공개 결정 및 차폐막 설치에 대해서도 변호인 측은 반발했다. 

변호인 측은 "국정원 직원은 지난해 11월 9일 주거지 압수수색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이미 피고인과 만난 적이 있어 차폐막으로 얼굴을 가릴 아무런 실익이 없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의 비공개와 차폐막 설치 결정은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의 예단을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경남대책위는 공수처에 낸 고발장을 통해 "이전 공판심리에 관한 주요 사항의 요지가 고지되지 않았고 지난 8일 변호인들에게 제출된 2회 공판조서에서 일부 내용이 누락됐다. 이는 공판조서 허위 작성"이라고 밝혔다. 가령 2차 공판 때 재판장이 했던 '오늘 기억에 의존하여 반대신문 사항을 작성하라'는 발언이 공판조서에서 누락되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재판부 기피신청을 하게 되면 상급 법원이 결정하는데 이 사건의 경우 서울고등법원이 판단한다. 

한편 변호인 측이 지난 8월 말에 냈던 피고인들에 대한 보석 신청 허용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활동가들의 1심 구속 기간(6개월)이 오는 14일 만료될 예정인데 재판부 기피신청에 따라 구속 기간이 정지되면서 그만큼 만료일도 미뤄질 예정이다.    
 
 정권위기탈출용공안탄압저지국가보안법폐지 경남대책위는 1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던 일명 '창원 간첩단 사건'에 대한 공판 연기 이후 변호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경남진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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