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출근” VS “굳이 왜”… 재택근무 놓고 ‘기싸움’ 팽팽

송태화 2023. 9. 1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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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미국 기업에선 고용주와 근로자들의 기싸움이 한창이다.

이런 가운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데이터 분석업체 '플렉스인덱스'의 유연근무지수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 기업들이 사무실 출근일을 평균 주당 2.5일로 규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플렉스인덱스가 6500개 미국 기업의 근무정책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무조건적인 사무실 출근을 요구하는 기업 비율은 올해 1월 49%에서 7월 39%로 되레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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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거치며 ‘권리’된 재택근무
美노사 근무 방식 놓고 대립 양상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형태로 변형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직접적 관련은 없는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지금 미국 기업에선 고용주와 근로자들의 기싸움이 한창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보편화된 재택근무를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냐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고용주들은 재택근무가 업무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근로자들은 집에서 일할 권리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데이터 분석업체 ‘플렉스인덱스’의 유연근무지수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 기업들이 사무실 출근일을 평균 주당 2.5일로 규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용주가 희망하는 근무일 2.75일과 직원들이 희망하는 근무일 2.21일의 중간 수준이라는 것이다.

기업들은 코로나 ‘앤데믹’ 이후 출근 규정을 대폭 강화했다. 미국 최대 온라인쇼핑업체 아마존은 일주일에 3일 이상 출근하지 않는 직원을 확인해 경고 이메일을 보낸다. 구글은 직원 성과 평가에 결근일수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영국에선 최대 은행인 로이드뱅크와 HSBC 등 금융기업들이 이달부터 출근일수를 높이기로 했다. 기업들이 재택근무 확대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사무실 출근만 고집하는 건 아니다. 플렉스인덱스가 6500개 미국 기업의 근무정책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무조건적인 사무실 출근을 요구하는 기업 비율은 올해 1월 49%에서 7월 39%로 되레 감소했다.

다양해진 근무형태는 새로운 작명을 요구하고 있다. 일상을 되찾으면서 재택과 출근을 혼용하는 ‘하이브리드(hybrid)’, 회사 바깥의 별도 사무실에서 일하는 ‘거점 오피스’, 사내에 별도로 설치된 ‘자율 근무존’, 휴양지에서 일하는 방식인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 ‘워케이션’ 등의 신조어가 생겨났다.

FT는 최소 출근일자를 제시한 새로운 근무형태인 ‘골디락스 하이브리드’가 절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플렉스인덱스 조사에서 이 모델을 채택한 기업들은 올해 초 20%에서 7월 28%까지 증가했다.

재택근무를 탐탁지 않아 하는 기업들이 다양한 근무체계를 실험하는 이유는 ‘근무 장소 선택권’이 노동자와 사용자의 권리·의무 문제로 확대됐다는 걸 의미한다. 코로나 이전에는 복지로 인식되던 재택근무가 코로나를 거치면서 권리의 영역으로 들어왔다는 뜻이다.

구인난 상황에서 지원자를 노동시장에 유입시킬 자구책이기도 하다. 미국 실업률은 지난달 3.8%까지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미국 부동산기업 미스터쿠퍼그룹 캘린 앤 도허티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해 25%에 달했던 이직률이 올해 16%까지 줄었다. 유연해진 근무방식 덕분”이라고 언급했다.

업무형태를 넘어 이상적인 사무실 활용과 근무시간을 찾기 위한 노사간 논의는 계속될 전망이다. 미스터쿠퍼그룹의 롭 새도우 인사책임자는 “일주일에 2~3일만 사무실로 출근하는 건 일종의 타협이자 휴전”이라고 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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