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 미드필더·홍현석 윙어 기용... 그럼에도 선수 장점 살리는 감독?

윤효용 기자 2023. 9. 1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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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본인의 축구를 '선수 장점을 살리는 축구'로 포장했지만 막상 경기를 보면 그렇지 않다.

 클린스만 한국 대표팀 감독의 행보가 최근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 "국가대표팀 감독은 보유 선수의 장점을 바탕으로 최선의 방법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국가대표팀 감독은 철학보다는 보유한 선수의 능력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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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왼쪽), 손흥민(오른쪽).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윤효용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본인의 축구를 '선수 장점을 살리는 축구'로 포장했지만 막상 경기를 보면 그렇지 않다. 


클린스만 한국 대표팀 감독의 행보가 최근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외유 논란부터 레전드 매치 명단 포함, 웨일스 에이스 애런 램지 유니폼 요청 등 국가대표팀 감독으로는 적절하지 않은 행동을 이어왔다. 


더욱 비판을 받는 이유는 성적까지 따라오지 않기 때문이다. 클린스만 감독의 말대로 본인의 근무 방식이 더 효율적인 형태라면 성적으로 어느 정도 반영이 돼야 한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무승에 그쳤다. 앞서 열린 5경기에서 3무 2패에 그쳤다. 심지어 4경기는 모두 국내에서 치른 평가전이었다. 갖은 논란에 성적까지 받쳐주지 않아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좋아지는 과정이라고 하기에는 경기 내용까지 좋지 않다. 특히 웨일스전은 그랬다. 웨일스를 상대로 전체 슈팅과 유효 슈팅 등에서 밀리며 그동안 외쳤던 공격 축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김승규의 선방이 없었더라면 자칫 패배로도 이어질 수 있었던 장면도 있었다. 웨일스전 내용은 잇따른 논란을 잠재우기는 커녕 더욱 불을 지폈다. 


클린스만 감독의 축구는 무엇일까.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 "국가대표팀 감독은 보유 선수의 장점을 바탕으로 최선의 방법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국가대표팀 감독은 철학보다는 보유한 선수의 능력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선수들의 장점을 끌어내는 축구를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웨일스전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선수 기용이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소속팀 헨트에서 미드필더로 활약 중인 홍현석을 오른쪽으로 출전시킨 점이 그랬다. 홍현석은 많은 활동량과 킥력을 갖춘 선수지만 윙어로 뛰기엔 주력과 돌파력이 아쉽다. 이강인처럼 측면에서 드리블로 치고 들어와 플레이메이킹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오히려 중앙에서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며 공격과 중원의 연결고리 역할도 하고, 페널티 지역까지 들어가 득점 기회를 만들기도 한다. 그런 게  홍현석의 장점이다. 그러나 웨일스전에서 홍현석은 오른쪽에서 크게 공에 관여할 기회가 없었다. 홍현석을 활용한 공격 창출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고, 갑자기 찾아온 찬스를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기도 했다. 


홍현석(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손흥민(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게티이미지코리아
이강인(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의 미드필더 고집은 이번에도 이어졌다. 지난 6월 평가전처럼 손흥민에게 공격 연결고리 역할을 맡겼다. 그러나 큰 효과는 보지 못했다. 공격수를 미드필더처럼 쓰려면 선수 간격이 촘촘하고, 조직력이 뛰어나야 한다는 조건이 뒤따른다. 그러나 세부적인 지시없이 자율성만 높인 클린스만 체제에서는 손흥민의 미드필더 기용이 정상적으로 작용할리 없었다. 차라리 손흥민의 마무리 능력을 극대화 하는 편이 더 나았을 수 있다. 손흥민은 이번 소집 전 원톱으로 해트트릭을 기록한 선수다. 마무리가 최고의 장점이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이를 활용하지 못했다. 


특정 선수의 장점에 의존하는 축구라는 말이 오히려 들어맞는다. 이강인이 그런 케이스다. 이강인은 지난 A매치 3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며 한국 공격을 이끌었다. 이강인 개인 능력으로 수비수 한 두 명쯤을 제치고 기회를 만들어냈다. 이번 소집에 이강인이 부상으로 빠지자 클린스만의 공격 축구는 길을 잃었다. 클린스만 스스로도 경기 후 이강인의 부재가 뼈아팠다고 말했다. 이강인이 없이 공격적인 찬스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전술은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국가대표팀 감독은 '철학'을 고집할 수 없다고 했지만 한국에는 지난 4년간 한 가지 철학으로 팀을 만들어 16강 진출을 이뤄낸 벤투호의 케이스가 있다. '선수 장점을 살리는 축구'라는 말은 철학이 없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해서 나온 발언처럼 보인다.


사진= 풋볼리스트,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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