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GOAT'로 향하는 조코비치, US오픈 우승…남·녀 합쳐 메이저 최다 우승 타이 ‘24회’

최원영 기자 2023. 9. 1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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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크 조코비치(세계랭킹 1위·세르비아)가 테니스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조코비치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6500만 달러·865억원) 마지막 날 남자 단식 결승에서 다닐 메드베데프(3위·러시아)를 3-0(6-3 7-6<7-5> 6-3)으로 제압했다.

2018년 이후 5년 만에 US오픈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상금 300만 달러(39억원)도 손에 넣었다. 개인 통산 24번째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이다. 남녀 선수를 통틀어 마거릿 코트(은퇴·호주)가 보유했던 메이저 단식 최다 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단, 프로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에만 24회 우승한 사례는 조코비치가 유일하다. 코트는 1968년 이후 메이저 단식 우승 11회를 기록했다. 세리나 윌리엄스(은퇴·미국)가 23회로 조코비치의 뒤를 이었다. 남자 단식으로 한정하면 조코비치가 1위,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22회로 2위다.

더불어 1968년 이후 US오픈 남자 단식 최고령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1987년 5월생인 조코비치는 1970년 당시 35세의 나이로 우승했던 켄 로즈월(호주)을 넘어섰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아 호주오픈, US오픈에 나서지 못했다. 올해 당당히 복귀했고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US오픈을 제패하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윔블던에서는 준우승에 머물렀다. 조코비치가 한 해에 메이저 대회 3개를 휩쓴 것은 올해가 네 번째다. 앞서 2011년, 2015년, 2021년 영광을 누렸다.

2021년 US오픈 결승에서 맞붙어 패했던 메드베데프와 다시 만났다. 조코비치는 준결승에서 벤 셸턴(미국)을 3-0(6-3 6-2 7-6<7-4>)으로 완파했다. 셸턴은 2002년생 신예로 올해 호주오픈 8강이 메이저 최고 성적이다. 최고 시속 240㎞의 강서브를 앞세워 흐름을 탔으나 베테랑 조코비치가 한 수 위였다. 메드베데프는 준결승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를 3-1(7-6<7-3> 6-1 3-6 6-3)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상대 전적에서는 조코비치가 9승5패로 앞섰다.

조코비치는 2년 전 패배를 시원하게 설욕했다. 1세트를 선취한 뒤 2세트 들어 메드베데프의 반격에 주춤했다. 타이브레이크 끝 승리를 가져왔다. 기세를 몰아 3세트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조코비치는 시상식에서 "7~8세 때 세계 최고의 테니스 선수가 돼 윔블던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꿈을 가졌다. 이후 목표를 세우고 달성해나갔다"며 "조국의 전쟁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끈질기게 달려왔다.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해준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메이저 대회에서 24회나 우승할 것이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역사에 도전할 기회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기회를 잡아보려 했다"고 덧붙였다.

우승 후 '맘바 포에버(Mamba Forever)'와 '24'가 적힌 상의를 입기도 했다. 2020년 헬기 사고로 숨진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를 기리기 위한 행동이었다. 조코비치는 "코비와 가까운 사이였다. 내가 부상으로 힘들어할 때 많은 조언을 해줬다. 가장 의지했던 사람 중 한 명"이라며 진심을 전했다.

이날 결승에서 패한 메드베데프는 조코비치를 향해 "(은퇴하지 않고) 여기서 지금까지 뭐 하고 있는 것이냐"며 농담을 섞어 존경을 표했다. 조코비치는 "역사를 새로 만드는 일은 언제나 놀랍고 특별하다"고 미소 지었다.

조코비치는 11일 발표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세계랭킹에서도 2위에서 1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지난 6월 말 이후 약 두 달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랭킹 1위를 지킨 기간이 남녀 통틀어 가장 길다. 이번 주까지 통산 390주를 자랑했다. US오픈 이전까지 1위였던 알카라스는 2위로 밀려났다. 조코비치의 준결승 상대였던 셸턴은 47위에서 19위까지 뛰어올랐다. 



사진=EPA/연합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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