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리창 총리 만났다…中, 경제불안에 대만 침공 안 할 것"

신경진 2023. 9. 1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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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활짝 웃으며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리창(李强) 중국 총리와 만났다고 공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경제 불안으로 인해 대만을 침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밤 베트남 하노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앞서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기간 중 리창 총리를 만났다고 밝혔다. 바이든-리창 회견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회담 이후 10여 개월 만에 이뤄진 미·중 최고위급의 만남이다.

지난 3월 총리에 취임한 리 총리는 시 주석이 불참한 G20 정상회담에 대신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리 총리의 만남은 사전에 예정된 공식 회담은 아니었다. 로이터는 다자회담에서 즉석 만남은 흔한 일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나의 팀, 나의 스태프는 시 주석 사람과 그의 내각과 늘 만난다”며 “오늘 인도에서 그의 이인자와 만났다”고 리 총리와의 만남 사실을 공개했다. 이어 “우리는 안정성에 관해 이야기했으며 전혀 대립적이지 않았다”고 대화 내용을 전했다.

그는 미국 경제를 세계에서 가장 강한 경제라고 추켜세우면서 세계 경제 부진과 중국의 정책으로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중국의 어떤 정책이 원인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그것(경기 부진)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원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실은 그 반대로 아마도 이전과 같은 능력을 갖추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시 주석에 대해 “지금 손이 꽉 차 있다”며 “(중국 경제는) 놀라운 수준의 청년 실업을 겪고 있고, 그의 계획에서 주된 경제 원칙 중 하나가 지금 작동하지 않고 있다. 나는 그것에 기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최근 중국 정부가 공무원에게 애플의 아이폰 사용을 금지했다는 보도에 대한 질문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를 바로잡는 데 진심을 다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중국이 무역과 다른 이슈들에서 게임의 일부 규칙을 바꾸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1일 중국 외교부도 전날 바이든 미 대통령과 리 총리의 만남을 확인했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리창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중국의 발전은 미국에 기회이지 도전은 아니며, 중·미 두 나라는 교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중국 경제가 끊임없이 성장하기를 희망하며 중국 경제의 발전을 저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6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을 시작으로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기후특사,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이 잇따라 중국을 방문해 양국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4일 중국의 스파이 단속 부처인 국가안전부가 SNS에 “‘발리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를 실현하려면 미국이 진정한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글을 올리면서 다시 긴장 상태가 되고 있다. 이어 이달 중순 뉴욕 유엔 총회에 왕이(王毅) 외교부장 대신 한정(韓正) 국가부주석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오는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회의 기간으로 예상됐던 미·중 정상회담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시진핑 주석이 북부전구 소속 78집단군을 시찰하며 전쟁 대비, 전투 능력 제고를 지시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시 주석 “전쟁 대비, 전투능력 제고하라”

한편 시 주석은 중국 군부에 전쟁 대비와 전투 능력을 전면적으로 제고하라고 지시했다. 11일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시 주석이 지난 8일 북부 전구 소속의 78집단군(한국 군단급)을 시찰하는 자리에서 “집단군 건설과 관리, 작전 운용 방식을 혁신하고, 부대의 전쟁 준비와 전투 능력을 전면적으로 제고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시 주석은 “군사투쟁 준비의 질과 양, 수준을 제고하고, 소속 작전 역량, 작전 유닛, 작전 요소를 융합 집성해 연합작전체계에 유기적으로 녹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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