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만 미국인 목숨 앗아간 '옥시콘틴 약물 스캔들',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는 어떻게 바라봤나 [D:방송 뷰]
'옥시콘틴(Oxy Contin, oxycodone) 스캔들'은 45만 명 이상 미국인의 목숨을 앗아간 오피오이드 사태로 미국의 국민들에게 약물 중독과 이익 중심의 기업 비즈니스에 대한 공포, 경각심을 안겨준 사태다.
이 사태의 중심에는 퍼듀 제약이 있었다. 1999년부터 2019년까지 50만 명 가까운 약물중독사를 일으킨 옥시콘틴 스캔들과 관련된 제약사, 약품 배급업체들 가운데 하나다. 퍼듀 제약은 1995년 부터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Opioid) 계열 옥시콘틴을 제조, 판매해왔다. 옥시콘틴은 대개는 통증 완화를 위해 복용하지만, 빠르면 일주일 안에 중독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고도의 중독성이 있었다. 이에 중증의 환자에게만 처방되어야 하는 약품이었다. 그러나 퍼듀 제약은 중독성의 위험은 숨긴 채,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2010년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한 미국인은 약 2억 5400만 명에 달했다. 고통을 줄여주는 진통제로 높은 인기를 끌었지만, 사람들이 옥시콘틴을 필요 이상으로 복용하거나, 다른 불법 약물과 혼합해 사용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옥시콘틴 중독으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건강 문제가 생기자 미국 정부와 주 정부, 의료계 등이 이를 문제 삼기 시작했다.
퍼듀 제약은 옥시콘틴의 마케팅과 판매 과정에서 부정행위와 중독성에 대한 경고 부족 등으로 법적으로 고발됐고, 이로 인해 회사는 2019년에 파산 신청을 했으며, 옥시콘틴의 판매를 중단했다. 그러나 새클러 가문은 최근 약 8조 원의 치료 프로그램 기금을 내는 조건으로 옥시콘틴 사태의 법적 책임을 더 이상 지지 않게 됐고, 퍼듀 제약을 대신 할 세 제약사도 차릴 수 있다.
이 사태는 미국에서 의약품 오용과 중독 문제에 대한 중요한 경고로 여겨지며, 정부, 의료기관, 사회 단체 등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는 미국의 악몽같은 '약물 스캔들'을 오리지널 시리즈로 만들었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의 '페인킬러'와 제74회 에미상 TV 미니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디즈니 플러스의 '돕식: 약물의 늪'이다.
두 작품은 같은 사건을 다른 문법으로 풀어냈다. '페인킬러'는 마약성 진통제 남용 위기의 원인과 영향을 파헤치며 사건의 진상을 재구성 했다. 약물에 중독된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의 고통도 놓치지 않았다. 옥시콘틴을 유통해 퍼듀 제약은 현재 파산했지만, 퍼듀 제약 소유주 새클러 가문은 한 번도 형사 고소를 당하지 않은 자본주의 비극까지 무게 있게 다뤘다.
수사를 진행하는 검사의 시선을 중심으로 이를 판매하는 기업과 당국, 판매원, 환자와 환자 가족의 붕괴를 범죄 드라마와 블랙코미디 형식을 차용했다. 개개인의 이익 추구와 무책임한 행동들이 모여 많은 사람들, 그리고 국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결과를 여과 없이 보여줬다.
디즈니 플러스 '돕식: 약물의 늪'은 정의 구현 보다는 옥시콘틴의 확산 과정과 현상 설명에 주목하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돕식'도 퍼듀 제약, 현역 의사들에게 약을 영업하는 영업사원, 점점 중독돼 가는 피해자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검사와 경찰 등이 시점이 오간다. 이들이 각각 미국 최대의 약물중독 스캔들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각자의 자리에서 보여준다. 여러 명의 다윗이 돌을 던져 골리앗에 작은 상처 하나 입혔을 뿐이더라도 끝까지 싸우는 모습 자체가 위안이 된다.
글로벌 OTT 플랫폼에서 같은 사건을 다르게 풀어내며 재미와 의미를 모두 취한 오리지널 시리즈는 대중에게 흥미를 끌기 충분했다. 최근 '페인킬러'가 신작으로 공개되자, '돕식: 약물의 늪'까지 시청하겠다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사건 자체와 함께 드라마로 만들어져 한 번 더 의약품 판매 및 마케팅 규제, 중독 예방, 치료 및 교육에 대한 주목과 자원 투자가 더욱 필요하다는 인식이 새겨진 것만으로도 미디어의 순기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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