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퇴비' 음식물쓰레기, 실질적 자원화 길 열었다

김봉수 2023. 9. 1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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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기술연구원, 바이오가스 고순도 메탄 변환 기술 개발
"실질적인 에너지 자원화 가능해져"

음식물 쓰레기, 가축 분뇨 등 국내에서 대량 발생하는 유기성 폐자원을 고품질의 바이오 가스로 바꾸는 기술이 개발돼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그동안에도 비슷한 시설들이 많았지만 생산 가스의 질이 낮아 효용성이 떨어졌다. 음식물 쓰레기 등이 대부분 퇴비로 활용되는 현실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에너지 자원화의 길을 열지 주목된다.

읍정애영농조합법인 바이오가스 고질화 설비, 사진출처=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김선형 청정연료연구실 박사 연구팀이 민간 업체 에코바이오홀딩스와 함께 고농도의 황화수소를 포함한 바이오가스를 고순도 메탄으로 변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파일럿 규모의 현장 실증에도 성공해 실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바이오가스란 하수찌꺼기, 분뇨, 가축분뇨, 음식물류 폐기물, 동·식물성 잔재물 등의 유기성 폐자원이 공기가 없는 상태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혐기성 소화)되면서 생성되는 가스다. 국민의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서 음식물쓰레기 등 바이오 가스로 활용할 수 있는 유기성 폐자원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2019년 기준 발생량은 6537만t으로, 2010년 대비 14.7% 증가했다.

그러나 현재 에너지 자원 활용률은 5.7%에 불과하다. 대부분 그냥 썩혀 퇴·액비로 활용되고 있다. 이마저도 토양·수질 오염, 전염병 등의 발생을 야기해 장기적이고 친환경적인 처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유기성 폐자원 활용을 늘리기 위해 관련 법을 제정해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최대 80% 이상을 바이오가스로 생산해하도록 의무화했다. 올해 12월31일부터 시행되며 목표 미달성시 과징금이 부과된다.

바이오가스는 주로 메탄(45~65%), 이산화탄소(35~55%). 황화수소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중 황화수소를 제거하면 발전과 난방에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이산화탄소까지 제거하면 천연가스와 유사한 고순도의 메탄가스를 만들 수 있어 도시가스와 수송 부문에도 사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바이오가스에서 황화수소, 이산화탄소, 수분을 제거해 97% 이상의 고순도 바이오메탄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수천 ppm의 고농도 황화수소가 포함된 바이오가스를 저비용으로 제거할 수 있어 동남아시아 바이오가스 산업에 최적화된 기술이다.

바이오가스 고질화 공정은 악취와 부식을 유발하는 황화수소를 미생물 공법을 통해 바이오황으로 전환하는 전처리 공정, 이산화탄소와 수분을 물 흡수법으로 제거해 바이오메탄을 생산하는 고질화 공정으로 구성된다. 전처리 공정에서는 알칼리 용액을 사용해 고농도의 황화수소를 제거하고, 미생물의 산화반응을 통해 용액을 재생시켜 경제적 운영이 가능하다. 특히 동남아시아의 바이오가스 성질과 유사한 4,000ppm 이상의 고농도 황화수소가 포함된 바이오가스로부터 황화수소가 거의 검출되지 않을 정도로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부가적으로 비료로 활용 가능한 바이오황도 생산된다.

고질화 공정에서는 설비를 여러 등분으로 나눠 패키지화해 이동과 설치가 용이하고 해외 운반이 가능하게 설계됐으며, 공정에서는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물을 고압으로 접촉해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흡착기술로 수분을 제거해 고순도의 바이오메탄이 만들어진다. 파일럿 시설을 설치해 하루 평균 3t의 바이오가스를 처리하는 실증 과정을 진행했다. 그 결과 고농도의 황화수소를 포함하는 바이오가스에 적용 시 97% 이상의 고순도 메탄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는데 성공했으며, 실험 결과에 대한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인증을 획득했다.

김 박사는 “바이오가스의 생산량과 성상은 원료·운전조건에 따라 크게 변동되는데, 개발 기술은 넓은 농도 범위의 황화수소, 이산화탄소를 처리할 수 있어 다양한 바이오가스화 시설에 적용 가능하고 안정적으로 고순도의 메탄을 생산할 수 있다"며 "개발기술은 운전, 유지관리, 운반, 설치가 간단해 인프라가 부족한 동남아시아의 팜오일 산업 현장에 최적화돼 있어 앞으로 해외 팜오일 산업 분야 진출을 시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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