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푸틴 만나나…북러정상회담 여부에 촉각
동방경제포럼 열리는 11~12일 유력
북한과 러시아 간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을 위한 무기를, 북한은 이를 통해 핵미사일 관련 기술이나 식량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양국은 지난 7월에도 군사협력 확대를 약속하는 등 밀착 움직임을 보여왔다.
북러 정상회담 개최 여부가 주목받는 이유는 양측의 무기 거래 성사 가능성 때문이다. 러시아가 포탄 등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무기를 지원받는 대신 북한은 위성, 핵·미사일 등 국방 군사 관련 기술이나 식량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미 지난 7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북한에 파견해 군사협력 확대를 약속한 바 있다.
회담이 개최된다면 날짜는 11~12일쯤이 될 가능성이 크다. 푸틴 대통령은 동방경제포럼 참석을 위해 11~12일 블라디보스토크를 찾는다. 이에 따라 북러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이 양일간 이뤄질 가능성이 높지만, 포럼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열릴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분위기상 정상회담을 할 수도 있다고 본다. 흐름상 지난번 쇼이구 장관 방북했을 때 모습을 보고 있으면 확실히 러시아와 북한 간의 군사협력이 공식화된다는 의미는 맞다"며 "다만 이것을 과연 정상 간의 관계까지 공식화시킬 것인지에 대해서 러시아 나름의 셈법이 있을 거고 북한은 또 그 이상의 뭔가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대학원 교수는 "전례를 놓고 보면 쉽지 않아 보인다"며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그는 이날 SBS 라디오에서 "북한의 모든 행사, 특히 김정은의 행사는 이른바 1호 행사라고 불리면서 모든 동선 노출을 철저하게 다 은폐한다. 그런데 이렇게 명확하게 태양호를 타고, 어느 루트로 가고, 언제 가서 만나냐까지 이야기가 나왔는데 과연 그것을 실행할 것인가, 그 부분에 의구심이 있다"고 했다.
이어 "러시아도 미국이 이른바 '인지전'을 하는 것에 부담이 있다. '우리가 너희를 다 보고 있다. 그러니까 하지 말라'는 얘기인 것"이라며 "작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위해 다 준비했을 때 미 백악관이 2월14일로 날짜를 특정했더니 러시아가 그날 침공을 안 하고 24일, 열흘 후에 했다. 이 경우에도 만약에 김정은이 가고 푸틴이 만난다면 이건 미국에 전부 다 보여주는 형태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최근 행보를 보면 굉장히 과감해졌다"며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작년 하반기에 처음으로 한미연합훈련 기간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고, 올해 전반기 하반기 한미연합훈련에 그렇게 공격했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러 정상회담이 상호 간에 필요하기 때문에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러시아로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 너무 오랫동안 진행되면서 재래식 포탄이랄지 이런 무기 체계가 필요한 부분이 있고, 북한은 식량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된 난도가 높은 기술을 받는, 이런 것들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고 있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국 간 실제 무기 거래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UN 제재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북한에서 무기나 이런 것들은 수출이 불가능하게 돼 있다"며 "하지만 비공식적으로 무기 수출 이런 부분들을 북한과 러시아가 서로 주고받을 가능성은 있다"고 답했다.
김 교수는 "러시아 입장에서도 지금 쉽게 표현하면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찬밥, 더운밥 지금 가릴 때가 아니다', '국제사회 비난이 일부 있더라도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받겠다' 이런 입장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 입장에서도 지금 식량 사정이 꽤 좋지 않은 것으로 저희는 보고 있는데 러시아는 식량 수출 국가이기 때문에 러시아로부터 식량을 북한이 받는, 서로 주고받을 가능성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이 주목되고 있다"고 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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