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뷰티 "외면 보다 중요한 건 내면의 건강" [크리에이터 뷰(91)]

류지윤 2023. 9. 11. 13:2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구독자 35만 명 보유

2015년의 대학생 이혜수는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할 것인지, 취미로 시작한 유튜브를 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었다. 그렇게 8년이 시간이 흐른 현재, 수뷰티로 많은 사람들에게 뷰티 정보 뿐만 아니라, 위로와 공감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고민하는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든다.

수뷰티는 영어로 글로벌 팬들에게 피부 관리 노하우와 뷰티 제품 설명을 하고 있다. 영어 위주로 영상을 만들어 해외 팬들이 많은데, 이들은 수뷰티의 영상으로 K뷰티 및 한국 화장품들을 알아가고 이해한다. 수뷰티는 한국 로드샵, kbeauty, 한국 화장품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

수뷰티를 유명해지게 만든 첫 영상은 6년 전 '일주일 동안 아이유 다이어트를 하고 3kg가 빠졌다'다. 이 영상은 수뷰티에게 많은 조회 수를 안겨줬지만 채널의 방향성을 확고하게 정립하게 된 계기도 만들어줬다.

"한 번 한창 아이유 다이어트가 유행해 찍어봤는데 그 때 영상이 바이럴 되면서 조회 수 100만을 찍었어요. 친했던 크리에이터 분들은 이걸 채널 콘셉트로 가라고 했지만 사실 저는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그 다이어트는 아예 굶어야 했거든요. 제가 영상을 만들면서 '절대 굶는 다이어트 하지 말라'라고 말했는데, '나도 따라 해야지'라는 댓글이 많이 달리더라고요. 아무리 높은 조회 수가 좋아도 이런 콘셉트로 알려지는 것도,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는 것도 싫었어요. 그래서 뷰티, 스킨케어에 초점을 맞췄죠. 이후로 콘텐츠 만들 때 이 영상이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지를 고려해요. 요즘엔 내 멘탈이 건강해야 피부도 건강해진단 생각을 많이 해요. 그래서 영상으로 이 메시지를 많이 어필하고 있습니다."

심리학을 전공한 수뷰티는 진중한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인생에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걸 즐겨 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싶다. 수뷰티는 크리에이터를 하면서 이런 성향을 자신의 방식대로 녹여냈다.

"심리학 공부를 좋아했고 잘했고 이걸 활용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어요. 크리에이터가 된 현재도 '내가 왜 지구에 와 있지', '내 인생이 목표는 무엇일까'란 깊은 생각들을 많이 해요.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주변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 하는 저의 속마음과 만나게 돼요. 그래서 영상에도 저만의 고민을 오픈해서 보는 분들도 공감과 위로를 드리려고 해요"

"그리고 뷰티라는 단어가 포괄적이잖아요. 지금까지 스킨 케어에 많은 비중을 뒀다면 지금은 최대 관심사가 정신 건강이니, 이걸 포괄적인 뷰티에 포함시켜 영상을 만들고 싶어요. 정신 케어를 어디서, 어떻게 시작하는지부터 말이죠. 예를 들어 상담 받는 것도 편견 어린 시선이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상담 받을 때 너무 기분이 좋거든요. 내 어깨를 짓눌렀던 무게가 없어지는 것 같거든요. 뷰티도 어려운 성분을 제가 공부해서 쉽게 쉽게 풀어드렸는데 정신 건강도 공부해서 많은 사람들이 가볍게 다가갈 수 있게 만들고 싶어요."

크리에이터 초반에는 모든 걸 진심과 진중하게 바라보는 성향 때문에 많은 혼란을 겪기도 했다.

"지금 다른 나라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고 우리나라도 사회적으로 문제가 많은데 내가 지금 뷰티 이야기를 하는 게 맞나 싶더라고요. 얕은 주제인 것 같고 와닿지 않아서 회의감에 사로잡혔어요. 조금 더 무게감 있는 일을 해야 할 것 같았거든요. 그러다가 하루 종일 일하고 집에 왔는데 또 무거운 주제에 대해 듣고 싶을까, 나의 역할은 그런 사람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아닐까 싶더라고요. 그 때부터 조금 더 즐겁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제 유튜브는 또 하나의 방송국이 됐고, 많은 사람들이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뷰티 크리에이터도 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수뷰티는 자신의 채널은 다른 뷰티 채널들과 확연한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한다. 바로 해외 구독자를 대상으로 영어로 진행한다는 점이다.

"제가 에뛰드하우스 뷰티 크리에이터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당시, 채널을 영어와 한국어 중 어떤 언어로 운영할지 갈등을 했었는데, 당시 대표님은 한국말을 추천해 주시더라고요. 그래야 광고를 더 많이 가져갈 수 있다고요. 그때만 해도 저는 영어가 더 편했어요. 내가 재미있다고 시작한 건데 돈을 얻기 위해 불편한 길을 선택하는 건 아닌 것 같았죠. 그래서 쭉 영어로 했는데 다행히 상황이 잘 풀려서 광고도 잘 들어오고 있어요.(웃음) 소신 있게 선택한 게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오랜 시간 크리에이터 생활을 하며 프리랜서의 장단점도 명확히 파악했다. 수뷰티는 "프리랜서의 좋은 점은 너무 많다"라고 활짝 대답하면서도 "단점도 너무 많다"라고 전했다.

"모든 스케줄을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아요. 또 굳이 다른 사람과 일을 같이 안 해도 되니 대인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덜하고요. 돈을 더 벌고 싶으면 일을 더하면 되고, 여행을 가고 싶으면 그냥 가면 되죠. 모든 걸 내가 관리, 통제할 수 있다는 게 큰 이점이죠. 대신 단점은 일과 사생활의 온 오프가 없어요. 여행 가서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뭔가 찍어야 할 것 같아요. 온전히 시간을 즐기기 힘들어요. 직장인들은 평일과 주말 개념이 확실하잖아요. 제 입장에서는 그게 조금 부럽더라고요. 크리에이터란 직업 자체가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서 내가 할머니가 돼서도 지금처럼 스킨 케어 콘텐츠를 할 수 있을까 싶은 거죠. 사실 심리상담사는 연차가 쌓일 수록 경력이 되고 플러스가 되는데, 유튜브는 오래 됐다고 더 높은 조회 수, 광고 기회를 보장해 주지 않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나만의 확실한 무기를 찾아야 한다고 느끼고 있어요."

수뷰티는 크리에이터 활동을 하는 동시에 쏘굿뷰티라는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일을 주도하느라 힘들었지만, 제품이 좋다는 칭찬을 들을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

"누가 화장품을 론칭하고 싶다고 저에게 물어본다면 "무조건 브랜드랑 협업해"라고 말해줄 거예요. 그만큼 너무 힘들었어요. 눈 뜨는 순간부터 자는 직전까지 일했어요. 브랜딩, 라벨 디자인, 택배, 피피엘, 마케팅, 할 일이 너무 많더라고요. 그래도 써보고 싶다고 해주시는 헛된 일은 아니었구나 싶고 잘 해나가야겠다고 느껴요."

8년 차 크리에이터를 하고 있지만 수뷰티는 자신의 다음 발걸음은 어디로 향할지 여전히 기대 된다.

"최종 목표는 없어요. 조회 수도 제게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구독자와 연결되고 교류하는 게 더 중요하죠. 크리에이터로서 경험할 수 있는 건 많이 해봤어요. 그래서 제 넥스트를 찾고 궁금해 하나봐요."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