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기 반사이익? ‘승승장구’ 기재부에 기대·우려 교차

장정욱 2023. 9. 11.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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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 경제 성적표가 기대에 못 미치는 가운데 정책 '브레인'이라 할 수 있는 기획재정부 출신들은 연일 승승장구 중이다.

국무총리를 필두로 다수 부처 장·차관은 물론 대통령실 경제 수석과 외부 개방형 직책까지 기재부 출신이 꿰차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제외하더라도 재정경제부 장관 출신인 한덕수 국무총리나 기획예산처 재정운용실장 출신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기재부 재정관리관 출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모두 기재부 또는 기재부 전신(前身)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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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각 주인공 모두 기재부 출신
대통령실 “경제 중심 국정 강화 목적”
개방형 직위도 90% 기재부 내부 출신
“지나친 관료주의에 개혁 뒤처질라”
기획재정부 전경. ⓒ데일리안 DB

올해 한국 경제 성적표가 기대에 못 미치는 가운데 정책 ‘브레인’이라 할 수 있는 기획재정부 출신들은 연일 승승장구 중이다. 국무총리를 필두로 다수 부처 장·차관은 물론 대통령실 경제 수석과 외부 개방형 직책까지 기재부 출신이 꿰차고 있다.

오는 13일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기재부 제2차관 출신이다. 박근혜 정부 보건복지부 차관, 문재인 정부 한국수출입은행장으로 근무했고, 새 정부 들어서는 국무조정실장에 몸담았다.

방 후보자가 산업부 장관으로 떠나면서 자리가 비게 된 국무조정실장에는 방기선 전 기재부 제1차관이 옮겨갔다. 전임 정부에서 기재부 차관보와 아시아개발은행 이사를 거친 그는 윤 정부에서 기재부 제1차관에 이어 이번에 국무조정실장을 맡게 됐다.

기재부 1차관에는 김병환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을 임명했다. 전 정부에서 기재부 혁신성장추진기획단, 경제정책국장 등을 역임한 그는 이번 정부에서는 대통령비서실에 계속 몸담아 왔다.

이번 정부의 기재부 출신 중용은 처음이 아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제외하더라도 재정경제부 장관 출신인 한덕수 국무총리나 기획예산처 재정운용실장 출신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기재부 재정관리관 출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모두 기재부 또는 기재부 전신(前身) 출신이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 수석도 마찬가지다.

차관 자리에도 기재부 출신이 널리 쓰이고 있다. 기재부 차관보 출신인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나 기재부 국장 출신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이 주인공이다.

대통령실은 기재부 출신 중용에 관해 ‘경제 중심의 국정 운영을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기재부 출신들, 경제 위기 일정 책임져야”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방문규 전 국무조정실장이 지난 5월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방 후보자는 기획재정부 제2차관 출신이다. ⓒ데일리안 DB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방(문규) 후보자는 정통 경제관료로 국정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이해도와 조정 능력을 바탕으로 규제 혁신, 수출 증진 등 산자 분야 국정과제를 잘 추진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비서실장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내정자에 대해서도 “행정고시 34회로 기재부 차관보, 아시아개발은행 이사를 역임한 정통 경제관료로 풍부한 정책 조정 경험을 갖추고 있어 국정 현안을 합리적으로 조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소개했다.

경제 중심 국정 운영 강화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지나친 관료주의를 우려하기도 한다.

한 경제평론가는 “대통령이 경제를 중심으로 한 정책 강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읽히는 데, 사실 기재부 출신만이 경제를 잘 아는 것은 아니다”며 “산업부만 하더라도 내부 출신을 승진 기용하는 방법도 있고, 민간인 출신들도 경험 많은 사람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재부 출신들이라 예산 관련이나 정책 조정 능력이 뛰어난 점도 있겠으나 지나치게 기재부로만 쏠림 현상이 생기면 다른 부처, 특히 (산업부 등) 인사 대상 부서 내부의 거부감 등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며 “특히 현 경제 상황에 관해 일정 부분 책임을 갖져야 할 관료 중심 내각은 개혁 과제나 속도를 높여야 하는 정책에서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재부는 개방형 직위 공모에서도 내부 출신 채용이 대부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재부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6년간 개방형 직위로 선발한 79명 가운데 73명(92.4%)이 내부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 의원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 6월까지 기재부가 개방형 직위로 채용한 고위공무원단 23명 가운데 19명(82.6%), 과장급 56명 가운데 54명(96.4%)이 내부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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