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서 애플로…삼성·LG 된서리 맞을라 '전전긍긍'
애플향 매출 상당한 국내 전자·부품업계 우려 증폭
양국 제재 강화할 경우 반도체·부품 수출 타격 우려도
중국이 화웨이 신형 스마트폰으로 '기술 굴기'를 과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아이폰 금지령' 카드를 꺼내들면서 국내 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비중이 상당해 자칫 불똥이 튈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이번 화웨이·아이폰 이슈가 국내 전자·부품업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미·중 갈등이 격화돼 미국이 대중국 제재 정책을 쏟아낼 경우 국내 기업들의 수출 전선에 이상이 생길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은 자국 공무원과 국영기업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아이폰 사용을 금지 지침을 내렸다. 신형 아이폰 출시가 임박한 상황에서 중국이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진단이다.
앞서 미 WSJ(월스트리스트저널)은 중국이 몇 주 전부터 중앙 정부기관 소속 직원들에게 아이폰을 비롯해 다른 외국 상표 기기를 업무용으로 사용하거나 사무실에 가져오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지난 6일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다음날 중국이 이 규제를 국영 업체와 기타 정부 통제 기관들로 확대하려 한다고도 보도했다. 작년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은 4850만대로 전체의 22%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중국의 아이폰 제재가 크게 우려할 대목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KB증권은 "중국 중앙정부 부처에만 아이폰 사용이 금지된다면 중국 아이폰 판매량의 1% 감소가 예상되며 국영기업까지 확대할 시 4%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어 "애플이 중국 현지에서 창출하는 일자리 수가 700만개에 달해 중국 실업률 급증과 부진한 내수 경기를 고려하면 금지 조치의 전면 확대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
키움증권도 "아이폰 금지령 강화 시 폭스콘을 포함해 중국 내 아이폰 공급망 타격 및 고용 악화 등 정치적 부작용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주장으로 미루어 볼 때 중국의 아이폰 금지령은 애플의 경제적 타격을 염두했다기 보다는 미·중 상황이 악화하는 가운데 나온 보여주기식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얼마 전 자국 기술력을 앞세운 화웨이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 공개한 것에 이어 아이폰 카드마저 꺼내들면서 미국의 대중국 수출통제 무용론을 과시하려 했다는 진단이다.
메이트 60 프로에는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5G 스마트폰용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인 '기린 9000s'가 적용됐다. 기린 9000s는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 SMIC의 7nm(나노미터) 공정에서 양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수 년 전부터 이어진 미국의 제재에도 중국이 상당 부분 자체 기술력을 갖춘 스마트폰을 공개하고 애플마저 흔들기 시작하면서 미국이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어떻게든 중국의 굴기를 차단할 더욱 강력한 제재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당분간 양국은 '해빙 무드'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통상무역실장은 " 중국은 아이폰15 출시 전 화웨이폰을 이용해 궤차이(애국소비)를 유도함으로써 중국 내 아이폰 판매에 영향을 주고 싶어한다"며 "이를 통해 미국 반도체 수출통제의 무용론을 과시하고 싶어하는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관계가 경색될수록 불이익을 받는 것은 국내 업체들이다. 현재 화웨이와 아이폰 이슈 영향권에 있는 국내 업체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이 있다. 이들은 각각 D램 등 반도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카메라 모듈 등을 애플에 공급한다.
LG이노텍의 경우 카메라모듈을 생산하는 광학솔루션사업부의 지난해 수출 비중은 전체 사업부에서 84%에 달했다. 애플향 물량이 대부분으로, 아이폰 성과에 따라 실적이 달라진다.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애플향 OLED 비중도 절반 수준이며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D램도 아이폰에 탑재된다.
장 실장은 "미·중 경쟁이 창과 방패의 경연으로 바뀌면서 더욱 본격화될 소지가 크다. 아이폰의 중국 생산이 위축될 경우 한국의 대중 무선통신부품의 수출도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아이폰 금지령 정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삼성·LG 전자 계열사들은 도미노 타격을 입게 된다. 특히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의 경우 이번 신형 아이폰 출격으로 상반기 부진을 씻고 하반기 재도약 채비를 하던 참이어서 더욱 우려가 크다.
반도체업계의 경우, 미국의 반도체 장비 중국 반입 연장을 코 앞에 둔 상태여서 부담이 있다. 미국의 대중국 제재가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상황에서 유예 조치 연장이 되지 않는다면 글로벌 반도체 생산·판매 전략을 다시 짜야한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아이폰 판매량이 2억2000만~2억2500만대로 작년과 견줘 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렌드포스는 "우울한 시장 심리와 화웨이 본격 복귀"를 이유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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