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도 가을야구 경쟁이 좋다"...9월 타율 0.429 강승호의 출사표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 내야수 강승호가 아쉬움 가득했던 8월을 뒤로하고 뜨거운 9월을 보낼 채비를 마쳤다. 체력적으로 힘든 게 사실이지만 가을야구를 목표로 뛸 수 있는 자체만으로도 즐겁다는 입장이다.
강승호는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팀 간 14차전에 7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 1도루를 기록, 두산의 8-2 대승을 견인했다.
강승호는 첫 타석부터 가볍게 방망이를 돌렸다. 두산이 0-0으로 맞선 2회말 무사 1·3루 찬스에서 삼성 선발 좌완 최채흥을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팀에 리드를 안겼다.
강승호의 활약은 계속됐다.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도 중전 안타로 타격감을 끌어올린 뒤 6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 내야 안타로 출루 후 2루 도루까지 성공시켰다. 로하스의 적시타 때 홈 플레이트를 밟아 득점까지 올렸다.
두산은 강승호의 맹타를 발판으로 삼성을 제압하고 더블헤더 포함 이번 주말 4연전에서 3승 1패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5위 SSG 랜더스에 3경기 차 뒤진 6위를 유지하면서 5강 다툼을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
강승호는 경기 후 "2회말 2루타는 왠지 나에게 직구 승부를 안 할 것 같아서 변화구를 노리고 타석에 들어갔는데 예상이 맞아떨어졌다"며 "3승 1패가 만족스러운 성적이기는 하지만 사실 전날 더블헤더 1차전도 충분히 잡을 수 있었던 게임이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강승호는 지난해 134경기에서 타율 0.264(444타수 117안타) 10홈런 62타점 13도루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데뷔 첫 세 자릿수 안타와 두 자릿수 홈런과 도루를 기록, 두산 타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 역시 전반기까지 나쁘지 않은 흐름을 이어갔다. 63경기 타율 0.262(202타수 53안타) 6홈런 31타점 3도루 OPS 0.713으로 제 몫을 해줬다.
하지만 8월 지독한 타격 슬럼프에 시달리며 주춤했다. 22경기 타율 0.192(73타수 14안타) 8타점 OPS 0.513에 그쳤다. 강승호의 페이스가 떨어지자 두산 타선의 화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강승호는 다행히 9월 들어 서서히 정상 페이스를 회복 중이다. 8경기 타율 0.429(21타수 9안타) 4타점 OPS 0.954로 현재 두산 주전 야수 중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에 속한다.
강승호 역시 "지난해에도 이맘때쯤부터 방망이가 잘 맞기 시작했다. 따로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지만 이 시기가 나와 잘 맞는 것 같다"며 "최근에는 노림수가 잘 맞고 좋은 포인트에서 타격이 되니까 내 스윙도 잘 나오고 배트 스피드도 괜찮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두산은 올 시즌 잦은 우천취소 여파로 후반기 연일 강행군을 치르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월요일 게임까지 소화하면서 선수단 전체에 피로가 크게 누적된 게 사실이다.
강승호는 "후반기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 보니 매 경기 긴장감도 크다. 공 하나, 실수 하나에 결과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더 긴장하고 게임이 끝나면 피로감이 더 쌓인다. 정신력 싸움인 것 같다"고 최근 선수들이 느끼는 어려움을 전했다.
다만 순위 싸움을 하면서 몸이 힘든 건 얼마든지 괜찮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팀이 9위로 밀려나면서 '야구' 없는 가을을 보냈던 아픔을 올해는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
강승호는 "이번주 힘들기는 했지만 선수들이 하나 된 마음으로 집중했고 괜찮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며 "다음주 (4위) KIA와 광주에서 주말 3연전이 있는데 재밌게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힘들어도 가을야구 경쟁을 하는 게 훨씬 좋다"고 덧붙였다.
사진=잠실, 엑스포츠뉴스/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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