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하나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120년 만의 모로코 강진 현재 상황

라효진 2023. 9. 11. 10:1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8일(이하 현지시각) 깊은 밤. 북아프리카 모로코의 마라케시 외곽에서 규모 6.8, 진원 깊이 10km의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수도 라바트, 마라케시와 카사블랑카 등 주요 도시들을 비롯한 모로코 전역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번 지진은 지난 120년 동안 해당 지역에서 일어난 지진 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11일 현재 확인된 사망자만 2100여 명에 달하며, 부상자 2400여 명 중 절반은 중상자입니다. UN은 이들을 포함해 지진 영향권에 있는 약 30만 명의 주민이 강진으로 인한 피해를 입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명 구조에 있어 '골든타임'은 72시간, 사흘입니다. 하지만 지진 이후 3.9~4.5 규모의 여진들이 관측된 상황이라, 현지 구조 및 수색 작업도 난항입니다. 지난 2월 튀르키예 대지진 때와 마찬가지로 한밤 중에 일어난 지진이라 주민들의 빠른 대피가 어려웠고, 내진설계가 되지 않은 건물이 피해를 키운 것으로 전해집니다.

특히 고지대의 경우 길이 끊기며 구조대 접근 자체도 쉽지 않습니다. 진앙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아틀라스 산맥 지역의 작은 마을들은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기도 했습니다. 모든 건물들이 한꺼번에 무너졌지만 대책이 없어 손으로 힘 닿는 데까지 돌을 골라낼 뿐입니다. 현재 집계된 지진 사망자의 60% 이상이 이 근방에서 나왔습니다. 인명 뿐 아니라, 마라케시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쿠투비아 모스크 첨탑과 틴멜 모스크 등이 일부 무너졌어요.

스페인, 튀니지, 카타르, 요르단 등 4개국이 모로코로부터 공식 지원 요청을 받고 군대와 구조팀 등을 파견한 상황인데요. 문제는 모로코가 지원 요청을 한 게 이 4개국 뿐이라는 점입니다. 주변국과 민간 구조대 등이 도움의 손길을 보내기 위해 대기하고 있지만 모로코 정부의 허가가 떨어지지 않고 있어요. 이를 두고 현지에서는 '정부가 국제 사회에 재난을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해 해외 지원을 받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1

모로코에 살고 있는 한인 교민은 약 360여 명인데요. 주모로코 대사관에 따르면 현재까지 피해 상황이 접수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제10회 세계지질공원 총회 참석을 위해 현지에 머물고 있는 제주 대표단도 다행히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Copyright © 엘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