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앤칩스]화웨이폰 7나노 칩, 中 EDA 활용 가능성…과신하는 美, 포기않는 中
미 제재 속 7나노 AP 어떻게 나왔나
KB증권, 중국산 EDA 툴 활용 가능성 제기
"중국, 국산화 성공 아냐…장기 주목 필요"
편집자주 - 현대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 매일 듣는 용어이지만 막상 설명하려고 하면 도통 입이 떨어지지 않죠. 어렵기만 한 반도체 개념과 산업 전반의 흐름을 피스앤칩스에서 쉽게 떠먹여 드릴게요. 숟가락만 올려두시면 됩니다.
지난주 미국이 화웨이 때문에 발칵 뒤집혔습니다. 화웨이가 미국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7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고급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기린 9000s'를 탑재한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신형을 선보였기 때문입니다.
AP는 스마트폰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칩인데요, 해당 AP는 화웨이가 설립한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 하이실리콘에서 설계한 뒤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SMIC에서 생산돼 공급됐다고 합니다.
반도체 업계에선 미국의 전방위적인 압박에도 불구하고 화웨이가 어떻게 7㎚ 공정에서 생산된 AP를 스마트폰에 탑재했는지 배경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2020년 접어들면서 중국과 본격적으로 패권 경쟁을 했고, 안보상 이유를 들어 화웨이에 각종 제재를 한 바 있습니다. 화웨이는 이 과정에서 외산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하게 됐습니다. 이후 최근까지는 미국이 중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을 막기 위해 각종 규제를 더했던 상황입니다.
현재까지는 업계에서 주로 쓰이며 미 제재 대상인 극자외선(EUV) 장비 대신 구형 심자외선(DUV) 장비가 쓰였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합니다. 칩 설계 과정에서 중국산 전자설계자동화(EDA) 툴이 활용됐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죠.
강효주 KB증권 연구원은 "그간 중국의 EDA 기술은 아날로그(구형) 반도체 분야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받았던 데다 화웨이마저도 14㎚ (기술을) 연구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번 7㎚ 제품 양산은 중국이 EDA 분야에서 가파른 기술 진보를 이뤄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EDA 툴은 회로 설계나 오류를 살필 때 쓰이는 소프트웨어인데요, 반도체 설계 때 필수로 쓰이다 보니 미국이 중국을 압박할 때 쓰는 주요 수단입니다. 실제 미국은 화웨이가 자국 EDA 툴을 사용할 수 없게 했죠. EDA 툴 시장에서 60% 넘는 점유율을 자랑하는 1, 2위 업체(시높시스, 케이던스)를 품고 있는 만큼 이를 무기화한 겁니다.
중국은 이에 EDA 툴 국산화 작업을 지속해왔습니다. 자국 반도체 산업의 약점 중 하나가 EDA임을 잘 알고 있었고 반도체를 국가 안보 핵심 산업으로 삼으면서 EDA 발전을 주요 과제로 꼽았습니다. 실제 EDA 관련 기업이 성장하도록 각종 지원을 더하고 자국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산 EDA 툴을 사용하도록 유도했다고 하네요.
업계에선 이같은 노력이 뚜렷한 성과를 냈다고 보긴 힘들다고 말합니다. 기존 EDA 툴 업체들의 지배력이 워낙 막강한 데다 아직 중국에서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볼 만한 기업들이 많지 않다는 게 이유입니다. 화웨이 스마트폰에 탑재된 7㎚ AP 생산 과정에서 중국산 EDA 툴이 사용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죠.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선 중국 행보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평가입니다. 오종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중국 기업 한두 곳 정도가 국산화에 성공한 상황이라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공백이 많다"면서도 "중국이 계속해서 국산화 시도를 하니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했습니다.
중국 EDA 툴 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출 역시 주목할 부분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에 진출한 중국 기업들이 꽤 있고 그곳에 국내 반도체 기업 출신들이 많이 가 있다"고 했습니다. 국내에서 영향력이 크진 않지만 저가 공세를 펼치는 등 사업 확대에 적극적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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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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