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와 한몸, 상금 143만원'…'천하제일 게으름뱅이대회' 20일째 뒹굴뒹굴

"몬테네그로人 게으르다" 편견 풍자 목적
21명 중 7명 남아…"계속 도전하겠다"

'가장 게으른 시민'을 놓고 경쟁하는 대회가 20일 넘게 진행되고 있어 언제쯤 우승자가 가려질지 주목이 끌린다.

몬테네그로 북부의 한 휴양지에서 열린 '게으름뱅이 대회'의 참가자들. 오두막 안 침대에 누워서 전자기기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 출처=로이터·연합뉴스]

지난 9일(현지시간)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북부의 한 휴양지에서 이른바 '게으름뱅이 대회'가 열렸다. 지난 7일 기준 대회가 20일째 진행되고 있지만, 총 21명의 참가자 가운데 7명의 참가자가 여전히 챔피언 타이틀에 도전하고 있다.

이 대회의 규칙은 간단하다. 침대에 누워서 오래 버티는 사람이 승리하는 대회다.

참가자들은 오두막 안 침대에서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을 할 수 있고 음식도 먹을 수 있다. 다만 모든 행동은 누워서 해야 한다. 서 있거나 앉아 있으면 즉시 실격 처리되며, 화장실은 8시간마다 10분씩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열린 대회에서는 117시간을 버틴 참가자가 우승했다. 그러나 지난 7일 기준 올해 참가자들은 463시간을 버텨 이미 지난해 우승자의 기록을 훨씬 뛰어넘었다. 남은 참가자들은 계속해서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021년 우승을 거머쥐었던 두브라브카 악시치는 "우리는 모두 기분이 좋고 건강에 문제도 없다"며 "주최 측이 우리를 잘 대해주고 있고 우리는 그저 누워 있으면 된다"라고 말했다.

이 대회의 주최자인 라돈자 블라고예비치는 "몬테네그로 사람들이 게으르다는 통념을 조롱하기 위해 12년 전부터 이 대회를 열었다"라고 설명했다.

대회의 우승자에게는 1000유로(약 143만원)의 상금을 준다.

이 대회에 처음 참가했다는 한 참가자는 우승을 자신하며 "대회장에는 필요한 모든 것이 있다"며 "시간도 빨리 가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한편 콜롬비아 이타구이에서는 '게으름의 날'이 있다.

이타구이의 주민들은 매해 8월 20일을 '게으름의 날'로 지정했다. 이날은 주민 수백명이 잠옷을 입고 나와 길이나 공원 등에서 잠을 자며 게으름을 만끽한다.

1984년 당시 주민들이 "노동절(근로자의 날)은 있는데 휴식을 위한 날은 왜 없느냐"라고 문제를 제기한 데서 '게으름의 날'이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