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가 급등에 할당관세 품목 늘리나…내년 수요조사 돌입

세종=이동우 2023. 9. 1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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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도 할당관세 품목을 선정하기 위한 수요조사에 돌입했다.

물가 부담을 낮추고, 반도체·이차전지 등 핵심 산업의 지원 강화를 위해 내년도 적용 품목을 대폭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내년 할당관세 적용 품목은 올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관계자는 "난방비 급등에 따른 서민 부담 가중을 고려해 현재 LPG와 LNG의 할당관세 적용 방안을 관련 업계 및 단체를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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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LPG 동절기 무관세 검토
농축수산품 및 산업 원료 혜택
일부 업계 가격경쟁력 약화 우려

정부가 내년도 할당관세 품목을 선정하기 위한 수요조사에 돌입했다. 물가 부담을 낮추고, 반도체·이차전지 등 핵심 산업의 지원 강화를 위해 내년도 적용 품목을 대폭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2024년 탄력관세 운용계획' 수립을 위해 각 부처에 소관 품목 수요조사를 요청했다. 할당관세란 특정 수입 물품에 일정 기간과 수량을 정해 낮은 세율을 적용하고, 이를 초과한 수입량에는 높은 세율을 매기는 제도다. 정부는 수급에 따른 일부 수입 품목의 관세를 한시적으로 조정해 물가를 안정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매년 하반기 각 부처로부터 이듬해 1년간 적용할 할당관세 수요를 조사해 기재부가 10월께 공개한다.

내년 할당관세 적용 품목은 올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폭우 및 폭염으로 농·축·수산물 가격 불안이 맞물린 탓이다. 앞서 정부는 올해 할당관세 품목을 역대 최다 규모인 101개로 확정해 관세액이 1조7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내년 할당관세 품목에는 동절기 난방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난방용 액화석유가스(LPG) 및 액화천연가스(LNG) 품목을 포함할 가능성이 높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LNG 수입에는 기본 3% 관세를 부과하고, 통상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동절기에는 2%의 할당관세를 적용한다. 산업부는 최근 국제 유가 급등에 따라 내년 일정 기간 무관세(0%) 적용을 요청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난방비 급등에 따른 서민 부담 가중을 고려해 현재 LPG와 LNG의 할당관세 적용 방안을 관련 업계 및 단체를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5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를 넘어서는 등 최근 물가상황이 엄중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 주요 곡물생산국 수출 제한 등에 따른 국제 곡물가 급등이 국내로 전이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가뭄피해까지 더해지며 일부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생활물가가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수입의존도가 높은 소재·부품·장비 품목도 대거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용 플라스틱 렌즈 제조를 위한 폴리카보네이트 수입에 대한 전량 무관세 적용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망간메탈·페로티타늄 등 철강 부원료 및 이차전지 필수 원재료, 반도체 설비 등 국가 핵심 산업에 사용되는 품목 위주로 할당관세 요청을 검토한다.

밥상 물가와 직결된 농·축·수산물의 할당관세 적용 연장도 고려 중이다. 대두유, 해바라기씨유, 커피 원두(생두), 감자·변성전분 등이 주로 매년 할당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인하 기간을 2~6개월 한시적으로 연장하는 품목도 설정할 계획이다. 이달 초 닭고기 추가 할당관세 물량 3만t(0%) 도입 등이 대표적이다. 양파·고등어·돼지고기·계란가공품 등 식품 수입이 주로 기간을 정해 유동적으로 물량을 조절한다.

할당관세 품목 확대 여부에 따른 국내산 가격 경쟁력 약화는 우려되는 부분이다. 할당관세를 적용하면 관세 부담이 낮아져 수입품 가격이 내려가는 효과가 있지만, 축산농가 등 일부 업계의 국내산 가격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각 부처의 수요조사를 완료한 후 다음 달 물품을 확정할 계획"이라며 "물가 변동 및 수요 등을 면밀히 고려해 일부 업계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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