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우리 동네에도 있을까, 따뜻한 힐링 편의점
평범한 이웃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정감 있는 스타일로 풀어내는 작가 김호연의 밀리언셀러 소설 『불편한 편의점』이 연극 형식의 뮤직드라마로 제작됐어요. 지난 4월 개막 후 첫 주 90% 이상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고, 오픈런의 새 장을 열며 성황리에 공연 중이죠.
2013년 『망원동 브라더스』로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받으며 소설가가 된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은 1·2권을 합해 누적 판매 100만 부를 돌파했습니다. 현실 속에서 한번쯤 마주했을 이웃들의 삶을 따뜻하고 유쾌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권당 8개의 에피소드가 등장하고 각 장마다 중심인물이 바뀌죠. 각기 다른 상황에 처한 인물들의 구구절절한 사연에 젖어 들어 함께 아파하고 고민하다 보면 어느새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연극 ‘불편한 편의점’은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야기에 적재적소 등장하는 감각적인 선율·가사 등이 더해져 음악극으로 재탄생했어요. 서울역에 살던 사내 ‘독고’가 우연히 ‘염영숙’ 여사의 지갑을 찾아 준 인연으로 그녀의 청파동 작은 골목 편의점 ‘올웨이즈’에서 야간알바를 시작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담아냈죠. 제작사 극단 지우는 노숙인이었던 주인공 독고가 올웨이즈 편의점 사장 염여사를 만나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점과 올웨이즈 편의점 이용객들과 독고의 이야기에 포인트를 두고 각색했다고 전했어요. 독고는 알코올성 치매로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데다 말도 어눌하고 행동도 굼떠 과연 손님을 제대로 상대할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갖게 하지만, 그는 의외로 일을 꽤 잘해낼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묘하게 사로잡으면서 편의점의 밤을 지키는 든든한 일꾼이 되어갑니다.
편의점이란 일상의 공간에서 각자의 사연을 지닌 인물들이 마음을 나누고 위로받는 이야기를 다루는데요.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다 정년퇴임을 한 편의점 염사장, 20대 취준생 알바 시현, 50대 생계형 알바 오선숙 여사, 매일 밤 야외 테이블에서 혼술을 하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푸는 회사원 경만,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청파동에 글을 쓰러 온 희곡작가 인경까지. 현실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이웃들의 삶을 따뜻하고 유쾌하게 그려냈어요.
극단 지우는 『불편한 편의점』을 연극으로 재탄생시킨 이유로 “소설 속 따뜻한 이웃들의 이야기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무대로 옮겨 더 큰 감동과 울림을 주고 싶었다”고 얘기했죠. “원작이 우리가 흔히 마주할 수 있는 사람 냄새 나는 이웃들의 이야기라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공연이라는 직관성을 장점화하여 소설에서 튀어나온 독고와 염여사 외 다양한 인물들을 직접 만나보고 관객들이 소설로만 접했던 청파동 올웨이즈에 있는 것 같은 현장감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어요.
내용과 잘 매치되는 음악 넘버를 배우들의 좋은 음색으로 들을 수 있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캐릭터들의 내적 이야기를 멜로디에 입혀 표현하면 조금 더 디테일한 감정 표현을 보여줄 수 있어 음악극 형식을 채택했다고 해요. 연극이지만 음악이 있고, 독고와 이웃들이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그로 인해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보면 좋을 것이라고 관람 포인트도 꼽아줬죠.
공연을 더 즐겁게 관람하려면 소설을 읽고 오는 것도 추천합니다. 물론 소설을 읽지 않아도 극을 이해하는데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원작과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으니까요. 극단 지우는 “가족·연인·친구 그 누구와도 볼 수 있는 공연”이라며 “초등학생부터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특히 강한 마라맛 장르에 지친 분들이라면 오랜만에 따뜻하고 힐링되는 마음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고 얘기했어요.
연극 ‘불편한 편의점’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배우들의 명연기와 탄탄한 스토리, 재치 있는 넘버, 아기자기한 무대로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기 충분하죠.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점도 이 공연의 매력이고요. 공연을 보며 내가 주인공인 에피소드를 만든다면 어떻게 펼쳐나갈까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 연극 ‘불편한 편의점’
「 장소 서울 종로구 대학로11길 23 7층 후암씨어터
기간 2023년 4월 8일~오픈런
상연 정보 100분,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2015년 이전 출생자)
예매 온라인 예매(네이버·인터파크 티켓) 후 해당 공연 시작 1시간 전부터 현장 티켓 교환소에서 티켓 수령 후 관람. 공연 시작 후 입장 불가하며, 현장 환불 및 예매 변경이 안 되니 주의 바랍니다.
」
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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