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루이비통 악취백 두달…"교환 문의만 한달 1만건 패닉"

김지혜 2023. 9.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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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말 제품 악취에 대한 언론 보도가 나고 한 달가량 매장은 아수라장 그 자체였어요. 악취에 따른 교환을 문의하기 위해 매장을 찾는 고객만 하루 평균 300~400명 정도 됐거든요."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루이비통 매장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특정 해에 생산한 일부 제품에서 악취가 난다는 지난 6월 24일 본지 보도([단독] "수백 명품백 은행X 냄새 진동"…루이비통 발뺌에 분통) 이후 약 두 달. 그 사이 루이비통 매장의 분위기를 현직 직원 A씨는 이렇게 전했다.

그는 "6월 말부터 7월까지 직원당 하루 평균 적어도 25건 이상 악취(Bad Smell)에 따른 교환 문의를 응대했다"며 "갑자기 사람이 몰렸는데, 초반에는 가이드라인도 마련돼 있지 않아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고 말했다.

A씨가 근무하는 매장에서는 매일 15명 이상의 직원이 고객을 상대한다. 직원 한 명당 하루 평균 25건씩 악취에 따른 교환 응대를 했다는 그의 말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이 매장이 받은 악취 문의만 1만 건에 달하는 셈이다.

이 매장은 특히 명품 정보를 주고받는 커뮤니티에서 '교환 맛집'으로 소문나면서 유독 문의가 몰렸다. 본사에 한 달씩 걸려 제품 심의를 받지 않아도 직원 재량으로 제조일자 등이 찍힌 'TC코드'를 확인한 뒤 교환해준다는 후기가 잇따르면서다. A씨는 "교환하러 타 지역에서 오는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루이비통 본사가 국내 직원들에게 공유한 악취 제품군. 애초 본사는 마리냥과 포쉐트메티스(맨 윗줄 첫번째, 두번째) 등의 제품에서 악취가 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사진 독자


본사, 전 직원 상대 긴급회의 주재


본지 보도 이후 캔버스 제품에서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폭주하자 본사는 국내 매장들에 바로 교환 가능한 제품군을 추가 공지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누구는 교환을 해주고, 누구는 못해주는 등 현장에서 혼란이 가중됐다.

애초 루이비통 본사는 '마리냥'과 '포쉐트메티스' 등 일부 모델에서 악취가 나는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공지하지 않았다. 보도 이후에도 무대응으로 일관하다 7월 중순이 되어서야 루이비통 코리아 전 직원을 대상으로 긴급 줌 미팅을 진행했다.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악취 문의가 폭주하자 루이비통 본사는 지난 7월 중순쯤 국내 전 직원을 대상으로 긴급 줌 회의를 진행했다. 당시 본사가 제시한 회의 자료. 사진 독자


이때 배포된 회의 자료에는 본사가 파악하고 있던 악취의 원인이 자세히 적혀 있었다. "캔버스 소재의 퀄리티를 개선하기 위해 적용된 특정 물질이 고온 다습한 환경에 노출됐을 때 반응해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2017년 1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생산된 일부 제품에서 확인된다"고 문제 제품이 생산된 시점도 적시했다.

이어 "사용 및 보관 환경에 따라 악취 발생 여부와 시기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며 "캔버스 냄새 이슈는 소재 자체에서 발생한 것으로, 냄새 제거 수선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현상이 확인되면 교환해주면 된다"고 덧붙였다. 단 "악취 건은 반드시 점장이나 매니저급이 응대하라"고 지시했다.

루이비통 본사가 국내 직원들에게 전달한 악취 문의 대응 매뉴얼. 사진 독자

A씨 "악취 논란 여파 지속"


8월 들어 교환 문의는 잦아들었다고 한다. A씨는 "8월 들어 교환 문의가 전달의 20~30% 수준으로 줄어들었는데도 여전히 전국적으로 2700~2800건의 교환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7월까지는 그야말로 '패닉' 상태라 교환 현황 등을 제대로 정리할 정신도 없었다"며 "8월부터는 국내 전 매장이 일별로 교환 현황을 집계해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또 악취에 대한 교환 문의는 줄었지만 논란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염료 녹아내림, 올 풀림 등 다른 하자 문의가 덩달아 증가했다는 것이다.

현장의 웃지 못할 속사정도 털어놨다. 그는 "워낙 문의가 폭주한 데다 제품 냄새가 얼마나 고약한지 포장과 전산 처리를 하는 메인 공간 자체에 냄새가 뱄다"며 "곳곳에 방향제를 두어도 냄새가 빠지지 않아 직원들이 힘들어하고 헛웃음이 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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