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대 조려대, 너흰 짝퉁”…명문대생의 지방캠 ‘혐오’

권남영 2023. 9. 11.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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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대학가 가을 축제인 '고려대·연세대 친선경기대회'(고연전 혹은 연고전) 과정에서 본교와 분교 간 차별·혐오가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따르면 연세대 서울 신촌캠퍼스 재학생으로 추정되는 작성자 A씨는 지난 7일 자유게시판에 '원세대 조려대'라는 제목으로 두 학교의 분교생을 깎아내리는 게시물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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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개최된 고연전. 연합뉴스


대표적인 대학가 가을 축제인 ‘고려대·연세대 친선경기대회’(고연전 혹은 연고전) 과정에서 본교와 분교 간 차별·혐오가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따르면 연세대 서울 신촌캠퍼스 재학생으로 추정되는 작성자 A씨는 지난 7일 자유게시판에 ‘원세대 조려대’라는 제목으로 두 학교의 분교생을 깎아내리는 게시물을 올렸다.

이 표현은 각각 연세대와 고려대의 지방캠퍼스를 부르는 오래된 멸칭으로 원주시에 있는 연세대 미래캠퍼스와 세종시 조치원읍에 있는 고려대 세종캠퍼스를 각각 뜻한다. A씨는 “연고전 와서 사진 찍고 인스타 올리면 네가 정품 되는 거 같지?”라며 “너흰 그냥 짝퉁이야 저능아들”이라고 조롱했다.

고려대 재학생과 졸업생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의 익명게시판에도 지난 5일 ‘세종(세종캠퍼스 학생)은 왜 멸시받으면서 꾸역꾸역 기차나 버스 타고 서울 와서 고연전 참석하려는 거임?’이라는 글이 게시됐다.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혐오 표현. 에브리타임 캡처


지난 4일에는 고려대 서울캠퍼스 학생들의 노골적 차별에 분개한 세종캠퍼스 총학생회가 대자보를 두 캠퍼스에 붙였다. 세종캠퍼스 총학은 대자보에서 지난 5월 고려대 응원제인 ‘입실렌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이 세종캠퍼스 재학생을 ‘학우’가 아닌 ‘입장객’으로 표현했다면서 “세종캠퍼스 학생을 학우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 담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방캠퍼스를 향한 이 같은 본교생의 우월적 태도는 ‘오프라인의 인식’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적지 않은 본교생들이 “입학 성적도 매우 다르고 각 학교 구성원의 학업 성취도 역시 다르다. 이름만 같을 뿐 아예 다른 학교”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한다. 입학 성적이 차이나기 때문에 ‘명문대생’ ‘명문대 출신’이라는 사회적 타이틀을 함께 누리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한국 사회의 고질병인 학벌주의의 축소판인 ‘캠퍼스’ 계급화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부 본교 학생은 졸업장, 졸업증명서에 지방캠퍼스를 따로 표기해야 한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특히 2021년에는 고려대 세종캠퍼스 재학생 A씨가 서울캠퍼스 총학 비상대책위원회 임원으로 선임되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A씨의 이름과 사진 등이 공개됐다. ‘신상털기’ 사건에 결국 비상대책위는 학칙 재심의를 거쳐 A씨의 임원 임명을 무효로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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