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10만명 넘을 수도’… 모로코 강진, 끔찍한 전망

구조·수색 작업 한창 진행 중
피해 규모 더 커질 듯

강진으로 큰 피해를 본 북아프리카 모로코 마라케시 서남부의한 산악 마을에서 주민들이 9일(현지시간) 지진 잔해에 갇혀 있던 당나귀를 구조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모로코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2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구조대의 접근이 어려운 산간 지역의 피해가 크고 실종자나 중환자도 많아 희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 규모가 1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모로코 국영 일간지 ‘르 마탱’은 내무부가 10일 오후 4시까지 이번 지진으로 2122명이 숨지고 2421명이 다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보도했다.

강진이 발생한 북아프리카 모로코 마라케시 외곽의 한 산악 마을에서 9일(현지시간)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전날 밤 마라케시 서남쪽 약 71km 지점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해 지금까지 2000명 이상이 숨졌다. AFP 연합뉴스

진앙이 위치한 알하우즈 주에서 1351명이 사망해 가장 피해가 컸다. 타루다트 주 492명, 치차우아 주 201명 등의 순이었다. 중세 고도(古都) 마라케시에서도 17명이 희생됐다.

모로코 내무부는 현재 실종자 구조·수색 작업이 계속 진행되는 만큼 사상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구조돼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의 수도 많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모로코 강진의 인명피해 추정치 평가를 지진 발생 직후 내린 기존의 ‘황색경보’에서 ‘적색경보’로 두 단계 상향했다. USGS는 이번 재해로 인한 사망자가 1000~1만명일 가능성이 35%로 가장 크다고 봤다. 1만~10만명은 21%로 전망됐고, 10만명 이상일 수 있다는 전망도 6%의 확률로 분석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지진으로 30만명 이상이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9일(현지시간) 지진으로 무너져내린 모로코 마라케시 인근 마을 주택의 모습. 전날 밤 마라케시 서남쪽 약 71km 지점에서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해 2천명 이상이 사망했다. AP 연합뉴스

피해 현장에서는 실종자 구조·수색 작업이 한창이지만 일명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지진 발생 이후 72시간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피해 지역이 산악 지대에 집중돼 있고 도로 여건도 열악해 구조와 수색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USGS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시간) 오후 11시11분쯤 모로코 마라케시 서남쪽 약 71㎞ 지점에서 관측된 규모 6.8의 지진은 지난 120여년간 이 주변에서 발생한 가장 강력한 지진으로 기록됐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에 따르면 10일 오전 9시쯤 마라케시 서남쪽 83㎞ 지점에서 규모 4.5의 여진이 발생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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