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당한 대전 교사에 “정서학대”…세이브더칠드런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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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아동권리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이 학부모 악성민원에 시달리다 최근 목숨을 끊은 대전 초등학교 교사 A씨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 '정서학대' 의견을 낸 사실이 알려져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대전교사노조에 따르면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보호전문기관 자격으로 A씨가 아동학대로 신고당한 사건에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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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아동권리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이 학부모 악성민원에 시달리다 최근 목숨을 끊은 대전 초등학교 교사 A씨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 ‘정서학대’ 의견을 낸 사실이 알려져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A씨는 지난 7월 초등교사노조에 교권침해 사례를 제보하며 “아동학대 조사기관의 어이없는 결정을 경험했다. 그들은 교육현장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고 세이브더칠드런을 비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보호전문기관 자격으로 A씨 사건에 의견을 냈다는 게 교사단체의 설명이다. 세이브더칠드런 측은 “입장을 준비 중”이라며 A씨 사건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여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10일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에는 세이브더칠드런 후원을 끊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모자 뜨기’(후원 프로그램)도 두 번 해보고 소액이지만 유일하게 후원해온 단체인데 교사의 생활지도를 아동학대, 정서학대로 판단했다니 조금 아닌 듯싶다”고 했다. 글에는 “나도 후원 중인데 고민된다” “다른 곳으로 바꾸고 싶어진다” 등 동조하는 댓글이 달렸다.
한 엑스(X·옛 트위터) 이용자는 “세이브더칠드런 후원 해지한다. 쥐꼬리만 한 월급을 쪼개서 (후원했더니) 배신당했다”고 썼다. 아이들에게 우리 말과 글을 가르친다고 자신을 소개한 또 다른 X 이용자는 “13년째 138회 세이브더칠드런에 후원했는데 내 손으로 내 목을 조르고 있었다”고 허탈해했다.
대전교사노조 관계자는 “아동 관련단체라 후원하는 교사들이 많았는데 해지하고 있다”며 “세이브더칠드런 등의 교육·행사 협조 요청을 거부하자는 움직임도 있다”고 전했다.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의 지난해 기부수익은 955억6000만원이다.
대전교사노조에 따르면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보호전문기관 자격으로 A씨가 아동학대로 신고당한 사건에 의견을 냈다. 아동복지법은 학대아동 치료와 사례 관리, 예방 등을 위해 지방자치단체마다 1곳 이상 아동보호전문기관을 두도록 규정했다. 대전서부 아동보호전문기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이브더칠드런은 대전시에서 위탁받아 대전 서부(서구·유성구)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운영한다.
A씨가 초등교사노조에 보낸 제보에는 1학년 담임을 맡은 2019년 학생 4명이 A씨 지시에 불응하고 같은 반 학생을 지속해서 괴롭힌 정황이 담겼다. 이들 4명 가운데 한 학생 측이 A씨를 아동학대로 경찰에 신고했고, 세이브더칠드런은 이 사건을 조사해 이듬해 2월 ‘정서학대’라는 의견을 경찰서에 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20년 넘게 교직생활을 했던 40대 교사 A씨는 지난 5일 유성구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뒤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이후 병원에 이송됐지만 이틀 만인 지난 7일 오후 6시쯤 숨졌다.
대전교사노조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유성구 소재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중 친구를 폭행한 학생을 교장실에 보낸 것을 계기로 수년간 학부모의 악성민원에 시달렸으며, 2020년에는 무고성 아동학대로 고소당했다. 올해 근무지를 다른 초등학교로 옮겼으나 줄곧 트라우마(사고후유장애)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씨에게 악성민원을 제기한 학부모 중 한 명이 음식점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가게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기도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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