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국회의원과 장관의 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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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은 지난달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낯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최 의원의 말에는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이 국무위원보다 높다는 의미가, 한 장관의 반박에는 국무위원의 지위가 막말을 들을 만큼 낮지 않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국회의원 질문 수준이 떨어지더라도 장관은 최대한 성실하게 답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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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은 지난달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낯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최 의원은 “대한민국 입법기관이 국무위원에게 질문하는데 그런 태도를 보이느냐”고 질책하자, 한 장관은 “저도 일국의 장관인데 막말을 하시느냐”고 맞받았다. 최 의원의 말에는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이 국무위원보다 높다는 의미가, 한 장관의 반박에는 국무위원의 지위가 막말을 들을 만큼 낮지 않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외교부가 발간한 의전실무편람을 보면 국무위원의 의전서열이 국회의원보다 높다. 법무부 장관의 의전서열은 21위쯤 되고, 국회 상임위원장직을 맡지 않은 일반 국회의원의 서열은 70위권이다. 외교부 홈페이지 ‘자주 묻는 질문’ 코너에는 ‘장·차관 및 국회의원 등 동시 참석 오·만찬 좌석 배치 시 서열은?’이라는 질문이 올라 있다. 답변은 ‘국회의원의 경우 원칙적으로 장관과 차관 사이에 배치하되 전직, 나이 및 행사 성격의 관련 여부 등을 고려하여 배치’다.
의전서열은 편의를 위한 행정부의 관례에 불과하다. 실제로는 국회의원이 장관보다 먼저 축사를 하고 높은 의전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회의원은 직접선거를 통해 선출된 국민의 대표이기 때문이다. 국회는 행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국회의원 질문 수준이 떨어지더라도 장관은 최대한 성실하게 답하곤 했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과 한 장관이 지난 8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격돌했다. 안 의원은 ‘국회의원과 싸우는 한 장관의 태도’를 비판했고, 한 장관은 ‘대정부질문 시간에 안 의원의 훈계를 듣고 싶지 않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장관을 하대하는 듯한 국회의원도 문제고, 국회의원의 발언에 반박하는 장관도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에게 “전사가 돼야 한다”고 주문한 이후 국회의원과 장관의 설전이 늘어나고 있다. 서열을 따지기보다 서로 예의를 지키면 될 일인데, 그게 그렇게 힘든 모양이다.
남도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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