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기름 타는 냄새를 좋다 하시는 하나님의 마음
어린 시절 어머니나 어른들한테서 듣는 말 가운데 ‘어두육미’라는 말이 있습니다. ‘생선은 머리가 맛있고 짐승의 고기는 꼬리가 맛있다’는 말입니다. 정말 생선은 머리가 몸통보다 더 맛있을까요. 가축의 고기는 꼬리 부분이 다른 부위보다 더 맛있을까요. 물론 아닙니다. 이 말은 자녀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자 하는 마음에서 하시던 어른들의 하얀 거짓말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오늘 본문에서 짐승의 고기가 아니라 기름이 맛있다고 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떠올려볼 수 있습니다. 오늘 성경 이야기 속으로 같이 들어가 봅니다. 화목제물로 바쳐지는 양에 대해 알면 좋겠습니다. 화목 제물 바치는 장면을 상상해 보면 좋겠습니다.
기름진 꼬리를 가진 한 살 된 숫양은 오늘날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요르단 지역 등에서 키우는 가장 대표적인 품종입니다. ‘어린양’은 대개 한 살 된 숫양으로, 양의 생애 주기에 따르면 이미 청년기입니다. 평균 몸무게는 80㎏ 정도입니다. 전체 몸무게의 60% 정도가 각종 기름 부위입니다. 고기 부분은 40%에 불과합니다. 화목제물로 바쳐진 숫양의 기름 부분은 하나님의 몫이라고 합니다. 오른쪽 넓적다리는 제사장의 몫입니다. 다른 부위의 고기는 화목제물을 바친 이와 그 가족, 이웃의 몫입니다.
하나님은 제물의 고기 부분을 여호와 앞에서 다 먹으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제사장 몫으로 떼놓은 2~3㎏의 오른쪽 넓적다리를 빼면 거의 30㎏의 고기를 먹어야 합니다. 그날 제물 바치는 곳에서 다 먹어야 했습니다. 이 정도 분량의 고기는 몇인 분일까요. 30명 아니 그 이상의 사람들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엄청난 양입니다. 고기 맛을 보기 힘들었던 그 옛날 화목제물을 바치는 자리는 그야말로 잔치가 열리는 곳이었습니다.
하나님은 곳곳의 기름을 불로 태워 여호와께 바치라고 하십니다. 하나님은 이것을 두고 ‘향기로운 냄새’라고 말씀하십니다. 숫양의 기름 부위가 탈 때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향기로운 냄새가 가득했을까요. 아닙니다. 그저 독한 연기와 역한 냄새가 날 뿐입니다. 기름 부위를 완전히 태우려면 그 무게의 4~5배 정도 땔감이 필요합니다. 다 태우려면 하루보다 더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긴 시간 동안 뜨거운 열과 독한 연기, 진한 노린내, 역한 냄새가 가득 뿜어져 나옵니다. 향기로움과는 거리가 멉니다.
이 냄새를 하나님께서는 향기로운 냄새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음식이라 하십니다. 화목제물의 모든 기름을 여호와의 것이라고 선언하십니다. 그러시면서 제물의 나머지 고기는 여호와 앞에서 그날 다 먹으라고, 남기지 말고 다 먹으라고 하십니다. 가족 친지 이웃과 더불어 다 먹으라는 것입니다.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은 같아짐을 뜻하는 것입니다. 화목제물을 같이 나눠 먹으면서 화목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잔치를 벌여 이웃과 함께 먹고 즐거워하는 것을 보시면서 흐뭇한 미소를 띠고 계십니다.
이것은 강제나 명령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당부 또는 부탁하시는 것입니다. 할머니 어머니 앞에서 아들과 딸, 손주들이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싶어서 ‘어여 다 먹어’ ‘하나도 남기지 말고 다 먹어야 해’ 라고 하시는 그런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때때로 부모님의 마음을 오해합니다. 또한, 하나님의 마음도 오해합니다. 그 역한 연기와 냄새가 가득히 뿜어져 나오는 기름 타는 냄새를 향기롭다 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다가옵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이웃과 더불어 잔치를 벌여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바라시는 것입니다. 우리의 예배가 축제이기를 소망하시는 것입니다. 우리의 예배도 이웃과 더불어 기뻐하는 잔치가 되면 좋겠습니다.
김동문 선교사
◇김동문 선교사는 총신대신학대학원과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박사(Ph.D.) 학위를 받았습니다. 아랍 이슬람권에 사는 아랍인의 삶과 하나님의 일하심에 관심이 큽니다. ‘너희 등불을 비추라’ ‘오감으로 성경읽기’ 등 여러 권의 책을 저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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