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방선기 (30) 믿음의 사람이 범할 수 있는 가장 치명적인 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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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 사역을 하면서 한 기독교인 변호사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간 교회에서는 돈과 관련해 믿음을 강조할 때 대부분 십일조를 비롯한 헌금을 언급했다.
이제 교회는 돈으로 믿음을 드러내는 영역을 십일조 등 헌금에 국한하지 말고 삶의 영역으로 확대·적용토록 가르쳐야 한다.
믿음의 사람이 범할 수 있는 가장 치명적인 죄는 돈을 하나님보다 더 신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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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믿음을 드러내는 영역을
십일조 등 헌금에 국한하지 말고
삶의 영역으로 확대·적용해야
일터 사역을 하면서 한 기독교인 변호사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가 검사 시절 횡령 사건을 수사하는데 돈을 추적하다 보니 일부가 교회에 있었다고 한다. 알고 보니 회삿돈을 횡령한 직원이 10분의 1을 교회에 바친 것이다. 다소 극단적인 사례긴 하지만 이 이야기를 들으며 이원론적 믿음이 떠올랐다. 십일조로 거액을 낼 믿음은 있어도 돈 때문에 지은 엄청난 죄는 막지 못했다. ‘믿음 따로, 돈 따로’의 삶을 산 탓이다.
그간 교회에서는 돈과 관련해 믿음을 강조할 때 대부분 십일조를 비롯한 헌금을 언급했다. 믿음의 눈으로 돈을 바라보고 믿음으로 돈을 벌며 믿음으로 돈을 사용하도록 가르치진 못했다. ‘믿음 따로, 일 따로 신앙’이 안타까웠던 나는 믿음과 일의 통합을 주장해왔다.
신앙인이 일터에서 우선적으로 행해야 할 일은 예배나 전도가 아니다. 맡겨진 일을 믿음으로 행하는 것이다. 일이 예배가 되면 그 일로 전도의 열매가 맺어진다. 사실상 믿음과 일을 통합하는 게 일터 사역의 핵심이다.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게 ‘믿음과 돈’의 통합이다. 믿음으로 일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돈을 믿음으로 벌고 쓰는 것도 굉장히 긴요하다.
신앙 여부를 떠나 돈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다. 기독교인이라고 돈을 무시하거나 무책임해선 안 된다. 믿음의 사람이라면 자신과 가족을 위해 경제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돈을 사랑해선 안 된다. 돈을 사랑하는 것은 일만 악의 뿌리가 된다.(딤전 6:10) 하나님과 돈을 동시에 섬겨도 안 된다.(마 6:24) 이렇게 하는 순간 돈은 즉시 현대판 우상이 된다.
믿음의 사람이라면 돈을 벌 때도 바르게 벌어야 한다. ‘어떻게 벌든 나중에 하나님을 위해 사용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사람도 있겠다. 그러나 하나님은 불의한 돈은 가증한 것이니 하나님 전에 가져오지 말라고 하신다.(신 23:18) 십일조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번 돈이 하나님 보기에 가증한 돈인지 아닌지를 돌아봐야 한다.
돈을 쓸 때도 믿음이 필요하다. 믿음의 사람은 ‘내가 번 돈이니 마음대로 쓸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내가 벌었어도 그 돈을 하나님이 허락한 걸 알기에 그분의 뜻에 맞게 사용하려고 한다. 신앙인이 돈을 쓸 때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것’을 대원칙으로 삼아야 한다.(롬 12:2)
신앙인에게 주어진 최고의 계명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다. 하나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헌금을 드리고 이웃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구제를 하는 것이다. 믿음이 돈을 통해 역사하는 셈이다.
이제 교회는 돈으로 믿음을 드러내는 영역을 십일조 등 헌금에 국한하지 말고 삶의 영역으로 확대·적용토록 가르쳐야 한다. 이때 유의할 점은 돈을 우상화하지 않는 것이다. 믿음의 사람이 범할 수 있는 가장 치명적인 죄는 돈을 하나님보다 더 신뢰하는 것이다. 돈을 신뢰하다 보면 비윤리적인 행동이나 불법적 행위에 빠지기 쉽다. 돈 문제로 이웃을 힘들게 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가린다면 어떤 일이든 주님은 기뻐하지 않으신다.
정리=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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