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상급이 얼마나 클까” 기대하는 아이들… 참 기특해

최경식 2023. 9. 11.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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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석 삼척 행복한우리교회 목사
강원도 삼척에서 교육 사역을 펼치고 있는 오상석(오른쪽) 목사가 지난 5월 아이들과 야외체험을 하면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행복한우리교회 제공


지난달 31일 강원특별자치도 끝자락 삼척에서 마주한 행복한우리교회(오상석 목사)에는 다른 장소와 달리 유독 천진난만한 어린아이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교회에서 운영하는 무료공부방과 아기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었다.

아이들이 교회 안에 마련된 공부방에 삼삼오오 둘러앉으면 오 목사와 교사들이 준비된 프로그램을 갖고 교육을 시작했다. 숨은그림 찾기 등이 재미있는 듯 아이들은 시종일관 즐거운 표정으로 교육에 임했다. 이 같은 교육 사역은 오 목사가 주안점을 두고 있는 대표적인 사역이다.

우연히 오게 된 삼척, 교육사역 헌신

어릴 때부터 주로 서울에서 살아온 오 목사는 당초 강원특별자치도, 그것도 끝자락에 위치한 삼척에 오게 되리라곤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개척은커녕 기존 교회에 청빙을 받아가려고 했다. 굳이 어려운 길을 가고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생각을 완전히 뒤바꾸는 경험을 했다. 우연히 삼척에서 즐겁게 목회를 하고 있는 장인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 더욱이 교육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이 지역 아이들을 보게 됐다. 뭔가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왔다.

이후 오 목사는 삼척으로 갈 것을 결단했다. 최종 결단하는 데에는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막상 결단한 후에는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다. 사역을 시작하면서부터 지역 어린이들을 전도하고 교육을 했다. 교회 안에 무료공부방과 아기학교를 만들어 일반 교육은 물론 성경공부도 했다.

처음에는 믿지 않는 아이들의 부모가 의구심을 갖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좋아하고 알찬 교육이 이뤄지는 것을 보고 믿고 맡겼다. 이전에 교육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던 아이가 오 목사의 헌신으로 이를 누리고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들은 적잖게 반가워했다. 그러면서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들도 오 목사와 그의 교회에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었다. 당초 사람들의 발길이 적고 미약했던 교회는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의 발길이 늘어나고 번성하는 역사가 임했다.

“교육 사역을 하면서 아이의 부모들도 자연스럽게 만나 전도하고 예배드리며 교회를 세워나갔어요. 처음엔 믿지 않던 이 부모들은 현재 교회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실한 성도가 됐지요.”

믿음 안에서 성장, 큰 기쁨으로

행복한우리교회 교사들이 지난달 31일 삼척의 한 마을에서 아이들에게 그림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행복한우리교회 제공

다음세대를 위한 교육 사역을 하면서 아이들이 믿음 안에서 성장하는 것을 두 눈으로 목격하는 것은 오 목사에겐 큰 기쁨이다. 비가 오는 어느 날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교회 전도지를 들고 오 목사 앞에 섰다. 밖에 나가 불특정 다수에게 전도지를 나눠주겠다는 것이다.

기특한 행동이었지만 오 목사는 이를 선뜻 허락할 수 없었다. 비도 오고 위험한 사람을 만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짝을 지어 밖으로 나가 전도지를 나눠줬다. 주저함 없이 동네 식당에 들어가 밥 먹는 테이블에 전도지를 올려놓으며 “예수 믿으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실 삼척이 외진 곳에 있어서 사람 구경을 많이 못합니다. 사람보기가 귀하다 보니 아이들이 누군가를 발견하면 반가운 듯 경쟁적으로 달려가 불쑥 손과 전도지를 내밉니다. 아이들이 열심히 달려오는 것을 본 사람들은 전도지를 안 받을 수도 없고 한번쯤 읽어보게 됩니다. 때로는 전도지를 나눠줄 때 욕을 먹고 울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이 “하늘 상급이 얼마나 크겠어”라고 말하는 모습들을 보면 눈물이 납니다.”

오지 사역 멈출 수 없어

오 목사에게 마냥 보람과 기쁨만 있는 건 아니다. 개척교회가 다 그렇듯 어려움도 많다. 동역자가 없어서, 재정적으로 부족해서, 체력이 떨어져서 등 수많은 어려움들이 사역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하지만 오 목사는 이 곳에서의 사역을 결코 그만둘 수 없다고 다짐한다. 주님께서 내려주신 소명이 아직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음세대 아이들을 좋은 리더로 양육하고, 이 아이들이 삼척에 남아서 삼척 복음화에 앞장설 수 있도록 단단한 신앙공동체를 만들어내는 것이 저의 확고한 소망입니다. 나아가 삼척에는 믿지 않는 어르신들이 많습니다. 이 어르신들을 위한 특화된 전도법을 개발해 하루 속히 주님 품으로 돌아오게 만들겠다는 소망도 갖고 있습니다.”

삼척=글·사진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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