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고령화 시대 무서운 복병, 치매 위험 줄이려면 혈관 관리 필수
증가하는 치매 예방법
‘영혼의 정전(停電)’. 치매를 표현한 말이다. 치매가 진행되면 삶의 기억을 지우다 자기 자신마저도 잊어버린다. 한 사람을 넘어 가족의 일상도 송두리째 바뀐다. 환자를 상시 보조해야 하니 일상생활이 제대로 될 리 없고 경제적 부담도 커진다.
문제는 인구 고령화로 국내 치매 환자 수가 꾸준히 늘어난다는 점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0세 이상 치매 환자 수는 2019년 82만 명, 2020년 86만 명, 2021년 91만 명 정도로 매년 증가세를 보인다. 오는 2024년에는 100만 명, 2039년에는 2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치매를 예방하려면 혈관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미국 심장협회와 뇌졸중협회는 혈관 건강이 인지 기능을 비롯해 전반적인 뇌 건강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경세포(뉴런)는 뇌혈관을 통해 지속해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아야 한다. 또 정맥은 뇌 활동으로 만들어지는 해로운 부산물을 제거하고 뇌로 출입하는 면역 세포의 흐름을 조율한다. 이로 인해 뇌혈관이 좁아지거나 손상되면 인지 장애와 뇌혈관 질환들이 나타날 수 있다.
LDL 수치와 치매 밀접한 상관관계
혈관이 좁아지는 주된 원인은 혈관 내막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플라크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절반 정도는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을 겪고 죽상동맥경화증까지 함께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죽상동맥경화증은 혈관의 가장 안쪽 막(내피)에 콜레스테롤 침착이 일어나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게 되면서 혈류 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중국의 연구팀은 죽상동맥경화증,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논문 13편을 분석해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정상인보다 죽상동맥경화증 발병률이 46% 더 높다고 밝히기도 했다.
죽상동맥경화증의 가장 큰 위험 인자는 LDL.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저밀도지단백이다. LDL은 콜레스테롤을 혈관 내막에 쌓아 혈관을 좁아지게 만드는 주범이다. LDL 수치가 높으면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영국의 한 연구팀은 40세 이상의 성인 180만 명을 대상으로 콜레스테롤 수치와 치매 발병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39㎎/dL 증가할 때마다 치매 위험이 5%씩 느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65세 미만의 경우 LDL 콜레스테롤이 39㎎/dL씩 높아지면 10년 이내 치매 발병률은 10%씩 증가하고 20년 이내 치매 발병률은 17%씩 늘어났다. 연구팀은 65세 미만 중년기의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0년 후 치매 위험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HDL은 혈관 속 나쁜 콜레스테롤 배출
LDL과 달리 ‘좋은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HDL(고밀도지단백)은 혈관 내막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배출해 혈관 건강에 이롭다. 심뇌혈관 질환 예방에도 관여해 ‘장수 인자’라 불리기도 한다. 특히 HDL은 성상교세포로부터 콜레스테롤을 흡수, 뇌세포로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뇌 신경세포들의 연결을 촉진해 배우고 기억하는 등의 활동에 도움을 준다. HDL 콜레스테롤과 인지 장애 간의 관계를 살핀 연구결과도 주목받는다. 한국인 12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 이를 통해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으면 인지 장애 위험이 상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상 범위의 HDL 콜레스테롤 수치 40~59㎎/dL에서 인지 장애 발병률을 기준값 1로 했을 때 60㎎/dL 이상 그룹의 발병률은 0.95로 낮았다. 반면에 40㎎/dL 미만 그룹의 발병률은 1.056으로 더 높았다. 특히 남성의 경우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 때 인지 장애와 우울증 위험이 각각 8%, 11% 더 낮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HDL 수치가 높으면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독성 단백질-아밀로이드베타의 순환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아밀로이드베타는 뇌에 존재하는 평범한 단백질인데, 노화로 뭉쳐져 신경세포에 플라크를 형성하게 되면 치매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DL 수치가 높으면 뇌와 척수액 속 치매 유발 단백질들이 보다 빠르게 순환하면서 치매 위험이 줄어들 수 있다. 또 HDL은 인지 장애가 시작되기 전 뇌 시스템에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하며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도록 돕는다.
■ 쿠바산 폴리코사놀 먹으면
HDL 늘고 치매 유발 물질 감소
「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HDL 콜레스테롤을 높이려면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고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게 좋다. 건강기능식품 섭취도 도움된다. 건강기능식품의 대표적인 기능성 원료는 쿠바산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이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콜레스테롤뿐 아니라 혈압 조절 효과를 모두 인정받았다.
특히 쿠바산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은 HDL 콜레스테롤의 기능성을 높이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한다. 이를 입증한 연구결과도 눈길을 끈다. 후쿠오카대 우에하라 교수팀은 건강한 일본 중년 32명을 대상으로 쿠바산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을 매일 20㎎씩 12주 동안 섭취한 그룹과 대조군으로 나눈 다음 콜레스테롤 변화 등을 살폈다. 그 결과 섭취군에서 HDL 콜레스테롤과 apoA-1 수치가 모두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apoA-1은 HDL의 품질을 가늠하는 척도로 HDL의 콜레스테롤 역수송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뿐 아니다. 섭취군의 HDL의 콜레스테롤 배출 능력(CEC)도 대조군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HDL 입자 크기가 22% 늘고 HDL의 모양과 윤곽은 더욱 분명해졌다. 통상 밀도가 높으며 모양·윤곽이 분명하고 클수록 건강한 HDL로 통한다.
쿠바산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의 치매 예방, 기억력 개선 효과도 눈에 띈다. 이는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치매를 유발한 쥐에게 주 5회 5㎎/1㎏씩 4개월간 쿠바산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을 섭취시키자 치매 유발 독성 물질인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이 눈에 띄게 줄었다. 뇌세포에 손상을 야기하는 염증 물질의 감소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수동 회피 실험도 진행했다. 어두운 방에 들어가면 전기자극을 받는다는 기억을 심은 다음, 실험 쥐가 밝은 방에서 어두운 방으로 들어가는 데 걸린 시간을 측정했다. 일반 치매 유도 쥐는 57초였던 반면, 쿠바산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을 섭취한 쥐의 경우 약 253초였다. 이 사실을 토대로 연구진은 쿠바산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이 치매를 유발하는 독성 단백질 생성을 억제하고 치매 진행을 지연하는 효과가 있다고 풀이했다.
」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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