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 된 중세고도 마라케시…‘미션 임파서블’ ‘미이라’ 찍은 곳

서유진, 문상혁 2023. 9. 1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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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지진으로 옛 수도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있는 중세 고도(古都) 마라케시가 주요 도시 중 가장 큰 피해를 봤다고 9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이 전했다. 전날 늦은 밤 마라케시에서 남서쪽으로 71㎞ 떨어진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중세 성벽에 큰 균열이 일어났고 건물이 무너졌다. 거리 곳곳에 잔해와 돌무더기가 널려 있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마라케시 옛 시가지인 메디나 지역의 피해가 컸다. 랜드마크인 메디나의 쿠투비아 모스크도 일부 파손됐다. 지어진 지 약 850년 된 쿠투비아 모스크의 69m 높이 첨탑은 ‘마라케시의 지붕’이라 불린다. 지진 당시 영상엔 첨탑이 흔들리면서 인근 사람들이 놀라 대피하는 모습이 담겼다. 메디나의 상징인 붉은 사암 흙벽도 일부 무너져 내렸다.

마라케시에는 반디아 궁전 등 많은 건축 문화유산이 있다. CNN에 따르면 2019년에만 300만 명에 이르는 여행객이 방문했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2015년), ‘미이라’(2017년), 드라마 ‘왕좌의 게임’(2011~2019년) 등의 촬영 배경으로도 알려져 있다.

10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아나돌루통신(AA) 등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권 국가들은 애도의 뜻과 지원 의사를 밝혔다. 국교를 단절한 알제리와 이란도 동참했다. 2021년 모로코와 국교를 단절한 알제리는 모로코에 대해 폐쇄한 자국 영공을 개방해 인도적 지원과 의료 목적 비행을 허용한다고 10일 밝혔다. 2018년 국교 단절을 선언한 이란도 외교부 명의 성명을 냈다. 올 초 6만 명 가까이 숨진 대지진을 겪은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어려운 시기, 우리의 모든 자원으로 모로코 형제자매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에서 “미국은 모로코 국민을 위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모하메드 6세 국왕에게 지진에 대한 애도 메시지를 보냈다고 관영 중국중앙TV(CC-TV)가 보도했다.

서유진·문상혁 기자 moon.sang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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