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만에 모로코 덮친 강진…사망자 2000명 넘겨
10일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모로코 내무부는 전날 오후 10시 기준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2012명, 부상자가 2059명이라고 밝혔다. 부상자 가운데 중태에 빠진 이들도 1400명이 넘어 사망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지진의 진원지는 모로코의 중세 천년 고도(古都) 마라케시에서 남서쪽으로 약 71㎞ 떨어진 알하우즈 주의 이길 마을 인근이다. 본진 발생 19분 후 규모 4.9의 여진도 관측됐다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전했다. USGS는 해당 지진이 120여년 만에 모로코를 강타한 최고 규모라고 분석했다.
진앙에서 가까운 남부 산악 마을인 아미즈미즈에 사는 주민 모하메드 아자우는 로이터 통신에 “발 아래 땅이 흔들리고 집이 기울어지자 재빨리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지만, 옆집 사람들은 미처 빠져 나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서 깊은 문화유산도 피해를 입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마라케시의 옛 시가지 메디나 곳곳이 무너져 내렸다. 12세기에 지어진 쿠투비아 모스크(이슬람 사원) 첨탑도 일부 파괴됐다. 69m 높이의 이 건물은 ‘마라케시의 지붕’으로 불린다.
이번 지진은 진원과 발생 시간, 지진에 취약한 건물 구조 등의 요인이 겹쳐 대규모 참사로 이어졌다. 상대적으로 진원이 얕아 파괴력이 커졌다. 또 시민들이 잠들기 위해 집에 머무르는 시간대에 지진이 발생해 사상자가 늘었다.
인근 지역 건물들이 지진에 취약한 붉은 진흙 벽돌로 지어진 점도 피해 규모가 커진 원인 중 하나다. 주요 피해지역인 산악지대로 접근하는 도로가 파손돼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10일 펴낸 보고서에서 이번 모로코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규모가 최대 10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모로코 정부는 모하메드 6세 주재로 재난 대책 회의를 연 뒤 사흘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아울러 성명에서 “국왕은 이 비상한 상황에 애도와 연대, 지원 의사를 표명한 모든 형제·우호 국가들에 사의를 전했다”고 부연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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