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DMZ 평화·안보 거점도시 파주, ‘체류형 관광지’로 거듭난다
다양한 지역특화 콘텐츠와 연계
12시간 머무르는 관광지로 변신
세계 유일 비무장지대(DMZ) 평화·안보 관광의 중심 거점도시로 독보적 이미지를 구축한 파주시가 역사문화 자원과 탈도심 휴양여행 등 다채롭고 풍성한 지역특화 관광 콘텐츠를 앞세워 ‘체류형 관광지’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파주시는 그간 임진각 관광지, 도라전망대, 제3땅굴 등 평화를 주제로 한 콘텐츠로 자타공인 평화·안보 관광의 거점도시로 입지를 다졌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파주시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하고 국립 문화시설을 유치하는 등 다양한 지역특화 콘텐츠를 연계해 ‘12시간 체류형 관광’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을 거치며 달라진 관광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2023년 관광트렌드 전망’으로 꼽은 핵심 전망에는 ‘로컬’과 ‘체류형’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여러 명소를 지나쳐가는 단순 경유형 관광보다 머무르며 즐기고 체험하는 체류형 관광을 선호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국내 관광객들도 달라지고 있다. 20~30대 청년들에게 파주는 평화·안보 견학지가 아니라 떠오르는 캠핑의 성지로 통한다. 올해 상반기에만 13만6000명의 야영객들이 파주를 방문하며 경기도 31개 시·군을 통틀어 야영객 방문자 수 최상위를 차지했다. 임진강과 감악산, DMZ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하고 있어 도심 가까이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데다 마장호수와 헤이리예술마을, 파주출판도시, 통일동산 박물관 클러스터 등 수도권의 여느 도시보다 다채롭고 풍성한 관광자원까지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파주시는 관광 행정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시가 채택한 핵심 전략은 ‘12시간 체류형 관광’이다. 즐거움과 재미를 극대화할 수 있는 콘텐츠로 최소 12시간 이상 머무르며 즐길 수 있는 관광상품을 활성화하고, 지역민들에게도 그 혜택을 돌려줄 수 있도록 하는 상생의 전략이다. 시 관계자는 “커피 한 잔 마시고 떠나던 관광객들이 12시간만 머물러도 최소 두 끼 이상의 외식비와 간식비, 하룻밤 숙박비까지 파주에서 소비하게 된다”며 “더 오래 머무르게 할수록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더 커지는 법이다. 관광숙박을 확충하고, 콘텐츠로 내실 채워 관광객의 발길을 붙들겠다”고 말했다.
시는 스쳐 가는 관광객들을 머무르게 하려고 기반시설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 먼저 야영장 추가 확보 등 숙박형 관광시설 확충에 나서고 있다. 체류형 강소관광지로 중점 육성 중인 공릉관광지 야영장에는 9월 중 카라반 7대를 증설해 총 30면을 확보할 예정이고, 리비교 문화공원에도 휴식 및 체험 나무 바닥 12면을 추가하는 공사가 연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통일동산 관광특구는 물놀이장 등을 갖춘 70면의 도심형 가족아트캠핑장을 구상 중이다.
DMZ 평화·안보 관광 콘텐츠에도 많은 변화를 주고 있다. 세계 유일 분단국가라는 상징성을 내포하는 안보 견학의 명소지만, 유명세만큼 즐길 거리가 없어 단순 경유지에 그쳤던 DMZ가 이제는 ‘체류형 생태체험관광지’로 변모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DMZ 평화의길 최북단 파주 구간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분단의 흔적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민통선 내부에 위치한 캠프 그리브스와 준공을 앞둔 리비교 문화공원의 경우 체험 및 숙박시설을 겸비해 DMZ 특유의 긴장감을 맛볼 수 있는 야영지로 인기가 높다. 시는 이 외에도 제3땅굴 공원화 조성과 온라인 서비스 도입 등 DMZ 관광자원 개선사업에도 공을 들이며 ‘12시간 체류형관광’ 전략 완성에 나서고 있다.
“통일동산에 문화자산 집약… 新한류 랜드마크 조성”
"통일동산과 헤이리 등 문화자산을 집약한 한류 문화벨트를 구성해 12시간 체류형 관광의 확고한 기반을 다지겠습니다."
김경일(사진) 파주시장은 10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파주시는 통일동산에 문화 자원을 집약한 '신(新)한류 랜드마크' 조성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개관 2주년을 맞은 국립민속박물관 개방형 수장고를 중심으로 전통건축부재 보존센터, 준공 예정인 국립무대공연 예술종합 아트센터와 함께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까지 유치하면 파주시는 전국 지자체 중 최대 규모의 국립박물관단지를 보유하게 된다"며 "여기에 헤이리예술마을과 출판단지, CJENM 방송영상 콘텐츠 스튜디오 등 파주가 보유한 모든 문화자원을 집약적으로 연계하면 파주시는 명실상부한 '12시간 체류형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17년 만에 국회 문턱을 넘은 '평화경제특구법' 시행으로 지역경제 발전의 파급효과 또한 체류형 관광을 통해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DMZ라는 이색관광지부터 헤이리예술마을의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과 힐링 관광 K-컬처까지 두루 즐길 수 있는 곳으로는 파주만한 곳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다채롭고 풍성한 관광자원을 활용해 더 많은 관광객들이 머무르며 즐거움과 의미를 찾고, 나아가 우리 지역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양질의 프로그램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12시간 체류형 관광도시를 목표로 관광부터 숙박까지 획기적인 변화를 이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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