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화웨이 갈등’ 고조에 한국 반도체 다시 ‘격랑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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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개발한 5G 칩을 탑재한 화웨이 스마트폰을 둘러싸고 미·중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반도체 산업에 미칠 악영향도 우려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 입장에선 메이트 60 프로에 SK하이닉스 제품이 들어간 걸 보고 메모리 반도체가 중국을 묶을 수 있는 효과적 제재 수단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중국을 대상으로 하는 반도체 장비 수출제한 조치를 발표하면서 한국 기업에 1년간 유예 조치를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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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개발한 5G 칩을 탑재한 화웨이 스마트폰을 둘러싸고 미·중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 반도체는 다시 격랑에 휩싸일 위기에 처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한층 짙어질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 8일 ‘메이트 60 프로+’와 폴더블폰 ‘메이트 X5’ 등 스마트폰 2종을 추가 공개했다. IT매체 엔가젯은 두 제품에도 화웨이에서 자체 제작한 ‘기린 9000S’가 탑재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신제품을 추가로 내놓으며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엔가젯은 “모두 기린 9000S를 탑재한다면 화웨이가 수율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는 미국 제재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은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 조사를 시작했다. 미국 상무부에서 메이트 60 프로에 들어간 7나노 공정의 기린 9000S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상무부는 대중 수출통제 실패 논란과 관련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걸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제재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 반도체 산업에 미칠 악영향도 우려된다. 당장 메이트 60 프로에 SK하이닉스의 D램과 낸드플래시가 사용된 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에서 제재를 시작한 지난 2020년 5월 이후 화웨이와 거래를 한 적이 없다. 하지만 다른 경로를 거쳐 한국산 메모리 반도체가 화웨이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게 드러났기 때문에 이전보다 더 센 규제를 받을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세계 D램 시장에서 한국 업체 점유율은 70.1%(삼성전자 38.2%, SK하이닉스 31.9%)에 달한다. 스마트폰 10대 중 7대에 한국산 D램이 들어간 셈이다. 한국 업체의 D램 없이 수백만대에 이르는 스마트폰을 만드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화웨이는 메이트 60 프로의 칩셋, 디스플레이, 금형 등에 대부분 중국산을 사용했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 만큼은 중국산으로 대체하지 못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 입장에선 메이트 60 프로에 SK하이닉스 제품이 들어간 걸 보고 메모리 반도체가 중국을 묶을 수 있는 효과적 제재 수단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이 표적으로 떠오를 수 있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의 약 40%를 중국 시안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D램의 20%, 낸드플래시의 40% 가량을 중국 우시와 다렌에서 각각 만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중국을 대상으로 하는 반도체 장비 수출제한 조치를 발표하면서 한국 기업에 1년간 유예 조치를 시행했다. 한국 정부와 기업은 유예기간 연장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왔다. 하지만 화웨이 사태로 미국 정부의 입장이 급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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