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V토크] 1순위 도로공사 김세빈 "신인왕 받고 싶다"
김세빈(18·한봄고)이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시즌 우승팀 도로공사는 최대어 신인까지 품었다.
여자배구 도로공사는 10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2023~24시즌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었다. FA 박정아의 보상선수로 지명한 이고은을 다시 내주면서 페퍼저축은행으로부터 얻은 35% 확률 지명권이 '대박'으로 이어졌다.
도로공사의 선택은 당연히 김세빈이었다. 김세빈은 이번 드래프트 신청자 중 최장신(1m87㎝)이다. 연령별 대표팀에도 꾸준히 발탁됐으며, 압도적인 기량을 지녀 드래프트 전부터 1순위 후보로 꼽혔다. 남자배구 한국전력 김철수 단장과 여자 국가대표 출신 김남순씨의 차녀로 부모님의 DNA를 물려받았다.
김세빈은 "부모님께서 가서 잘 하라고 말씀해주셨다"고 했다. 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부담스럽긴 했다. 그것도 저에 대한 관심이니까 이겨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에서 안 좋았던 점을 많이 짚어주셨다. 엄마의 속공과 아빠의 블로킹 감각을 닮고 싶다"고 했다. 이어 "부모님이 칭찬도 많이 하지만, 쓴소리를 많이 해주시는데 그걸 듣고 1라운드 1순위가 된 것 같다. 감사하다"고 했다.
김세빈은 "1순위에 뽑힐 거라 얘기를 해주셨는데, 아닐 수도 있어서 실감이 안 났다"며 "(1위 팀이지만)열심히 하면 기회가 올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속공 스냅이 빠른 게 내 장점인 것 같다. 팀에서는 블로킹 리딩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성장판이 아직 닫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김세빈은 "190㎝까지는 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철수 단장은 "기쁘다. 1라운드에만 뽑히면 좋으니까 세빈이에게도 1순위를 너무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 팀마다 필요한 포지션도 다르지 않나. 어쨌든 본인이 첫 발을 딛는 거니까 열심히 팀에 잘 적응하길 바란다. 전체 1순위 지명은 가문의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를 여러 차례 사양한 김 단장은 "너무 나서는 것도 보기가 좋지 않아 망설였다. 사실 오늘도 안 오려다 부모니까 왔다"고 웃었다. 김철수 단장은 "승부욕이 강하다. 남에게 지는 걸 싫어하다. 집사람도 그렇고, 나도 그런데 부모로서 잘 물려준 거 같다"고 했다.
김세빈은 고교 시절엔 미들블로커로 뛰면서 아포짓으로 나서기도 했다. 김종민 감독은 "고등학교 경기를 몇 번 봤다. 연습경기도 확인했다. 우리 팀 미들블로커들의 높이가 부족한데, 채워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세빈은 "미들블로커를 빼면 뛰고 싶은 포지션은 아웃사이드 히터다. 큰 공격을 때리고, 잘 받아야 할 수 있는 포지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도로공사엔 V리그 최정상급 미들블로커이자 사이드 공격도 할 정도로 다재다능한 배유나가 있다. 김세빈은 "도로공사 배유나 선수 플레이를 보면서 멋있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모든 플레이와 블로킹을 하나하나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김세빈은 "열심히 노력하고 잘 해서 경기를 뛸 수 있게 하겠다. 신인왕도 받고 싶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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