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도 30도 더위 온다…'9월 폭염' 부른 거대한 벽 정체
밤 기온이 떨어지고 가을이 시작된다는 절기 '백로'(8일)가 지났지만 폭염 특보가 발령되며 9월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주 초까지는 낮 30도에 달하는 더위가 계속될 전망이다. 11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18~23도, 낮 최고기온은 26~31도로 예상된다. 12일에도 아침 최저기온은 18~24도, 낮 최고기온은 27~30도로 예보됐다. 평년보다 3도 가량 높다. 이후에는 아침 최저기온 15~24도, 낮 최고 24~29도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으로 더위의 기세가 꺾일 전망이다.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은 "이번 주 후반 한반도는 기압골의 영향을 받아 구름이 많거나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기온은 조금 떨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9월 더위의 특징은 열대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보통 이 기간엔 밤 기온이 떨어지며 일교차가 커야 하는데 밤에도 더위가 물러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지난 5일 한반도는 관측이 시작된 이래 9월 중 가장 더운 밤을 기록했다. 서울은 88년만에 9월 열대야를 경험했다. 이날 서울의 평균 기온은 28.5도로 역대 9월 날씨 일평균 기온 기록 중 가장 높았다.
가을 더위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다른 북반구 국가들도 겪고 있다. 유럽 북서부, 미국 남서부 등에서는 한여름 같은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은 9월 들어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계속 넘는 가운데, 남동부 위즐리 지방에서는 올해를 통틀어 최고 기온(32.6도)이 9월에 기록되는 기현상도 나타났다. 프랑스 파리도 불볕 더위가 이어지며 10일에는 수은주가 34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보됐다. 미국 서남부 텍사스주는 9월 들어서도 40도 넘는 폭염이 이어지며 전력 수요가 폭증해, 6일부터 에너지 비상경보 2단계를 유지하는 중이다.
앞서 올해 6월 세계 평균 기온이 관측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 이후 매달 최고 기온 기록이 깨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이상 고온의 원인이 지구 온난화와 엘니뇨 현상의 영향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 9월 북반구에 형성된 제트기류 흐름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북극의 한기를 막는 극 제트기류가 서에서 동으로 강하게 흐르는 곳의 남쪽에서는 시원한 공기가 차단돼 폭염을 겪는 것이다.
현재 한반도 북쪽 만주 지역에는 거대한 제트기류 띠가 형성되며 북극의 한기를 막고 있다. 미국 기상청(GFS)이 제공하는 전세계 250hpa(헥토파스칼) 상공 공기 흐름 영상을 보면, 한반도 윗쪽에는 2개의 제트기류가 흐르고 있다. 북극 한기를 막는 역할을 하는 극지방 제트기류와 온대와 열대 기류 경계에서 발생하는 아열대 제트기류다. 보통 아열대 제트기류는 저위도 지역에서 흐른다. 반기성 센터장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아열대 제트기류가 한반도 북쪽까지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폭염을 겪는 다른 나라들도 제트기류의 영향을 받고 있다. 서유럽에서는 영국 바로 위 해상에서 북유럽 방향으로 강한 제트기류가 흐르고, 미국도 중서부 상공에 강한 제트기류가 나타나며 공기 유입을 막고 있다.
제트기류는 올겨울 날씨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제트기류는 남북의 온도차가 클 때 발생하는데, 올 겨울 극 지방과 온대 지방의 기온 차가 상대적으로 작아져 제트기류의 기세가 약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북극 해빙 한 가운데에 이례적으로 구멍이 생기는 등 북극 전체 기온이 올랐다. 한국은 북극의 해빙이 많이 녹아 제트기류가 약할 때마다 심한 한파를 겪어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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