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 1~8월 해외수주 실적 8년 만 최고치
국내 건설사의 해외 건설 수주 실적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 등이 중동지역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다.
10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월 해외 건설 수주액은 219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83억 달러) 대비 19.9% 증가했다. 1~8월 기준으로 해외 건설 수주액은 2015년(330억 달러) 이후 최대 규모다.
월별 수주액을 보면 지난 1월 6억6000만 달러, 2월 41억6000만 달러, 3월 61억1000만 달러, 4월 77억7000만 달러, 5월 86억7000만 달러로, 5월까지는 지난해 수준(103억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6월에 172억9000만 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7월에는 190억 달러, 8월 219억3000만 달러를 각각 올리며 지난해 수주액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1~8월 해외 건설 수주 실적이 200억 달러를 넘은 것은 2018년(204억 달러) 이후 5년 만이다.
현대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규모 수주에 성공한 것이 해외 수주 실적을 견인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6월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로부터 사우디 최대 석유화학단지 ‘아미랄 프로젝트’ 공사를 50억 달러(약 6조4000억원)에 따냈다. 이는 우리 기업이 사우디에서 수주한 사업 중 최대 규모이자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2014년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프로젝트 등에 이은 역대 7위 규모다. 이에 힘입어 현대건설은 최근 미국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 ENR이 발표한 ‘2023년 인터내셔널 건설사’ 순위에서 세계 11위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올해 1~8월 중동 수주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36억7403만 달러)보다 2배 이상 많은 74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주 비중 역시 33.8%로 여러 지역 중 가장 크다. 북미·태평양에선 건축 위주로 73억4000만 달러(33.5%)를, 아시아에선 산업설비와 건축을 중심으로 43억 달러(19.6%)를 각각 수주했다.
네옴시티 등 중동지역 건설 규모가 확대한 데다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해외 수주에 적극적으로는 나선 것이 실적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내 주택시장 침체로 해외사업 확대에 나선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남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은 해외사업에서 매출이 늘어나며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삼성물산은 올해 상반기에만 해외수주 7조276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3조4510억원)보다 2배 이상 늘었다. 대우건설도 상반기 해외 신규 수주액 2조3054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목표치(1조8000억원)를 상반기에 초과 달성했다.
이에 따라 2020년부터 기록 중인 연간 300억 달러 이상의 해외 수주 실적을 올해도 무난히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 역시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액을 350억 달러로 정하고 ‘팀 코리아’를 결성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사업 수주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건설사들이 올해 국내 주택사업 비중을 줄이고 해외 사업이나 신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라면서 “하반기에도 건설업계의 해외수주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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