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새 29초 단축…김준우, 주니어 세계선수권 자유형 1500m 은메달

배영은 2023. 9. 1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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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우(16·광성고)가 세계주니어수영선수권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준우는 10일(한국시간) 이스라엘 네타냐에서 열린 2023 세계주니어선수권 남자 자유형 1500m에서 15분01초94의 기록으로 전체 2위에 올랐다.

10일(한국시간) 세계주니어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1500m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은메달을 딴 김준우. 사진 대한수영연맹


2006년 출범 후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한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시상대에 오른 건 지난해 페루 대회 여자 접영 100m의 양하정(3위) 이후 김준우가 두 번째다. 김준우는 양하정의 동메달을 넘어 역대 한국 주니어 선수 중 최고 순위를 기록하게 됐다.

14~18세 선수가 경쟁하는 세계주니어선수권 자유형 1500m는 50m 코스를 열 번이나 왕복해야 하는 장거리 레이스의 체력 부담을 고려해 예선과 결선을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출전 선수 27명이 3개 조로 나뉘어 한 차례씩 레이스를 펼친 뒤 그 기록으로 최종 순위를 가리는 방식이다.

개인 최고 기록이 15분31초51이었던 김준우는 '상위권 조(Fastest Heat)'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하위권 2조(Slowest Heat 2)'에서 물살을 갈라야 했다. 그런데도 지난 3월 경영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남긴 종전 개인 기록을 5개월 만에 29초57이나 단축하면서 조 1위이자 전체 2위로 터치 패드를 찍었다.

상위권 조 2위로 들어온 동메달리스트 장잔숴(중국·15분11초94)보다 10초나 빨랐고, 전체 1위 쿠제이 툰첼리(터키·14분59초80)와의 기록 차는 2초14에 불과했다. 대한수영연맹 관계자는 "메달리스트는 대부분 상위권 조에서 나온다. 그래서 상위권 조 3위로 들어온 일본의 나카미쓰 료(15분13초00)가 자신이 동메달을 딴 줄 알고 시상식 대기실로 이동할 뻔했던 해프닝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이뿐만 아니다. 김준우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1500m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김우민의 3월 국가대표 선발전 기록(15분02초96)도 1초02 차로 추월해 올 시즌 국내 랭킹 1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앞으로 1500m 기록을 0.95초만 더 당기면 2024 파리 올림픽 출전 기준 기록도 통과할 수 있다.

10일(한국시간) 세계주니어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1500m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은메달을 딴 김준우가 입수하고 있다. 사진 대한수영연맹


김준우는 한국 자유형 중장거리의 차세대 에이스 1순위 후보로 꼽히는 유망주다. 창천중 3학년이던 지난해 세계주니어선수권에 처음 출전해 남자 자유형 400m 14위(3분58초16), 1500m 9위(15분50초88)에 이름을 올렸다.

고교 진학 후 종목별 기록을 무서운 속도로 줄여나가면서 1년 만에 남자 자유형 세 종목 결선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대회 첫날 200m 5위(1분48초24), 두 번째 날 400m 6위(3분50초67)로 존재감을 알린 뒤 마지막 날 1500m에서 마침내 은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김준우는 대한수영연맹을 통해 "(하위권 조에서) 온전히 내 레이스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게 오히려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경기 중 코치님들의 신호를 보면서 계획대로 레이스 운영을 할 수 있었다"며 "지난해 페루 대회에 이어 한국 주니어 선수의 2회 연속 메달 획득 성과를 내가 이어갈 수 있어서 영광이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김준우는 이번 대회 자유형 3개 종목에서 모두 개인 최고 기록을 썼다. 200m는 2초82, 400m는 3초52, 1500m는 29초57을 각각 줄였다. 1500m 경기 직후 열린 남자 혼계영 400m에서는 마지막 자유형 100m 구간을 49초80으로 역영해 처음으로 49초대에 진입하는 성과도 냈다. 배영 윤지환(강원체고), 평영 박찬욱(청주신흥고), 접영 노민규(경기고)와 함께 전체 7위(3분40초97)로 대회를 마쳤다.

김준우는 "체격이 좋은 편이 아니라서 지난 3월 선발전 이후 음식 섭취에 신경을 많이 썼다. 또 국내 합숙 훈련 때부터 지난해보다 훨씬 더 진지한 태도로 임한 것 같다"며 "함께 온 선수들과 '원 팀'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다 같이 서로 응원하고 격려한 덕에 큰 힘을 얻었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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