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피해 모로코 돕는 아랍권…'국교 단절' 알제리·이란도 "애도"
강진으로 200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모로코를 돕기 위해 아랍권 국가들이 뭉쳤다.
10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매체 아나돌루 통신(AA) 등에 따르면 전날 강진으로 피해가 속출한 모로코에 이슬람협력기구(OIC)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UAE)·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바레인·요르단·리비아·예멘 등이 애도의 뜻을 표명하고 지원 의사를 밝혔다. 아랍과 아프리카, 유럽 문화가 혼재된 모로코는 국민 대다수가 이슬람 신자다.
특히 모로코와 국교를 단절했던 알제리와 이란도 각각 애도 성명을 발표하고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2021년 모로코와 국교 단절한 알제리는 그간 모로코에 대해 폐쇄했던 자국 영공을 개방해 인도적 지원과 의료 목적의 비행을 허용한다고 10일 밝혔다. 또 2018년 국교 단절을 선언했던 이란도 외교부 명의의 성명을 냈다.
'동병상련'튀르키예, 교황 등 애도 동참
약 7개월 전 5만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대지진을 겪은 튀르키예도 애도 행렬에 동참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어려운 시기, 우리의 모든 자원으로 모로코의 형제자매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모로코와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둔 이웃 국가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끔찍한 지진과 관련해, 모로코 국민에 연대와 지지의 마음을 보낸다"며 "스페인은 이 비극의 희생자 및 유족과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유엔가입국인 모로코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위로를 전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9일 스테판 두자릭 대변인을 통해 낸 성명에서 "희생자 유가족에 가장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하고 부상자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면서 "유엔은 피해 주민들을 돕기 위해 모로코 정부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번 지진에 깊은 슬픔을 표하는 한편 희생자와 유족, 이재민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바티칸이 애도 서한을 통해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세계 각국 정상들도 애도를 표하면서 지원 의지를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성명을 통해 "미국은 모로코와 내 친구 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의 편에 서 있다"며 "미국은 모로코 국민을 위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시진핑 주석은 모하메드 6세 국왕에게 지진에 대한 애도 메시지를 보냈다고 관영 중국중앙TV(CCTV)가 보도했다.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도 모로코와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모하메드 6세 국왕에게 보낸 조전에서 "귀국에서 발생한 강진에 따른 비극적 결과에 대해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며 "러시아는 모로코의 우호적 국민과 슬픔을 함께한다"고 밝혔다고 크렘린궁이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부상자들의 조속한 쾌유를 바란다"며 "우크라이나는 비극적 시기에 모로코와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9일 개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모인 정상들도 추모와 위로의 뜻을 전했다. G20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로 출발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기내에서 올린 SNS 글에서 "모로코에서 일어난 끔찍한 지진에 모두가 큰 충격을 받았다"며 "프랑스는 긴급구호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G20 의장국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도 "모로코에서 발생한 인명 피해가 극도로 고통스럽다"며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이들에게 애도를 전한다"고 밝혔다.
'호날두 호텔 지진 피해자에 개방' 해프닝도
모로코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은 지진 피해자를 돕기 위해 헌혈에 나섰다. 외신들에 따르면 모로코 축구 국가대표 선수인 아슈라프 하키미(파리 생제르맹)는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면서 "가능한 한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게 도울 때"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가 보유한 모로코 내 호텔이 지진 피해자를 위한 쉼터가 됐다는 스포츠 매체의 보도가 화제가 됐으나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11일 호텔 체인 측은 와이넷뉴스닷컴 등에 "호텔이 지진의 영향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을 수용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면서 "지진 이후 찾아오는 사람이 늘어났지만, 호텔이 이재민을 (자진해서)수용하고 있다는 건 정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호텔 운영 매니저도 "이재민이 호텔 밖에 있거나, 그들 중 일부가 로비에 앉아 있을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피난처가 된 건 아니라고 했다.
◇기사정정(11일 16시21분)= 애초 기사는 호날두가 보유한 호텔이 지진 피해자들을 위해 쉼터로 개방했다는 외신을 인용보도 했으나, 11일 와이넷뉴스닷컴 등의 후속 보도에 따라 기사를 정정하였습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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