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강행' 김히어라, 눈물 훔쳤다…관객 "밥줄 끊길 잘못 아냐"(엑's 현장)[종합]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가상의 토크쇼인 '라스트 나잇 쇼'에 출연한 프리다 칼로(김히어라 분)는 "엄청난 화제의 주인공이셨어요. 신문의 1면을 장식하셨죠?"라는 질문에 "정말 황홀했습니다"라고 답한다.
현실 세계의 김히어라도 최근 신문(포털사이트)의 1면을 장식하며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다만 프리다 칼로와 달리 일진, 학교 폭력이라는 안 좋은 이슈로 메인을 차지한 터여서 '황홀'이 아닌 '난처'였을 것이다.
김히어라는 9일 오후 3시에 서울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진행한 뮤지컬 '프리다' 무대에 섰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에서 학창시절 문동은(송혜교)을 괴롭힌 가해자 중 한 명인 이사라 역으로 화제를 모으고 tv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2'에서 악귀 겔리를 소화한 가운데 2년 만의 뮤지컬 복귀다.
'프리다'는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사고 후 평생 후유증 속에 살면서도 자신의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키며 삶의 환희를 잃지 않았던 프리다 칼로(김히어라 분)의 마지막 생애를 액자 형식으로 풀어낸 쇼 뮤지컬이다.
김히어라는 제작사 EMK 뮤지컬컴퍼니와 논의 후 하차가 아닌 출연 강행을 택했다.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출연 일정을 취소한 것과는 다른 행보다.
소속사는 "배우를 아껴주시고 공연을 사랑해주신 관객분들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깊은 사과 말씀을 드린다. 좋은 공연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공연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타이틀롤인 프리다 역을 맡은 김히어라는 공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무대 뒷편에서 "여러분 박수 주세요. 소리 질러"라며 관객의 호응을 유도했다.
막이 오른 뒤 김히어라는 실존 인물이자 멕시코 여류화가 프리다 칼로의 옷을 입고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이날 공연 바로 직전까지도 논란 속 장본인으로 온라인을 떠들썩하게 했지만 실수 없이 안정적으로 열연했다.
프리다 칼로가 만나온 인물을 상징하는 레플레하(전수미), 데스티노(정영아), 메모리아(황우림)와도 척척 맞는 합을 선보였다.
프리다 칼로는 6세 때 소아마비를 앓았고 17세 때 첫사랑 알렉스와 버스를 타고 가다 충돌사고를 당해 몸 곳곳이 골절되거나 부러졌다. 임신과 유산, 반복되는 대수술, 여기에 남편의 여성 편력까지 굴곡진 삶을 살았다.
"날 살게 한 건 하얀 캔버스"라고 프리다 칼로는 노래한다. 김히어라를 살게 한 건 '연기'였을까?
그는 고통, 절규, 질투, 사랑, 절망 등 프리다 칼로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말미에는 시련도 인생의 큰 전환점으로 승화한 프리다 칼로의 모습을 온몸으로 열연했다.
코엑스 신한카드아티움은 1004석 규모로 이날 공연에는 관객이 상당수 자리했다. 관객들은 배우들의 연기에 호응을 보냈고 특히 주인공인 김히어라에게도 기립 박수를 보냈다.
김히어라는 프리다라는 인물에 이입했기 때문인지, 논란으로 인해 착잡한 심경이 반영된 것인지 커튼콜에서 울컥하며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온라인에서는 김히어라가 뮤지컬 출연을 강행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으나 현장 분위기는 달랐다. '프리다'를 보러온 관객들은 김히어라를 둘러싼 논란이 '프리다' 관람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공연 후에도 '프리다'의 굿즈를 사거나 포토존에서 사진을 촬영하는 이들이 많았다.
경기도 용인시에 거주하는 여중생(13)은 엑스포츠뉴스에 "김히어라 배우의 팬이어서 보러왔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글과 기사를 찾아봤는데 악의적이라고 느꼈다. 티켓은 논란이 일어나기 전 예매했다. 이후 기사들이 나왔지만 예매를 취소할 만큼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김민지(31) 씨는 "'더 글로리'에서 연기를 너무 잘해서 김히어라 배우를 보고 예매했다. 기사를 접하고 진실인지 긴가민가했는데 취소하기에는 작품이 좋아 관람하게 됐다. 아무래도 이번 논란이 자극적으로 와닿기는 한다"라고 전했다.
경기도 이천과 평택에서 온 27세 남성과 31세 남성도 "'더 글로리'를 보고 뮤지컬도 보게 됐다. 논란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는 않는다", "김히어라 배우 때문에 관람하러 왔다. 밥줄이 끊길 정도로 잘못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폭과 관련한) 물증도 없지 않나"라는 의견을 보였다.
서울 강서구에서 온 전예슬(30) 씨는 "다른 배우의 팬이어서 보러 온 것이어서 논란과 공연 관람은 별개로 보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지난 6일 김히어라가 강원도 원주시에 위치한 중학교 재학 시절 일진 모임 '빅상지' 출신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김히어라는 갈취, 폭행, 폭언 등으로 악명 높았던 빅상지 카페에 직접 글을 남기기도 했다.
김히어라 측은 "김히어라가 중학교 재학 시절 친구들끼리 만든 빅상지라는 네이밍의 카페에 가입하였고, 그 일원들과 어울렸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일진 활동이나 학교폭력에는 가담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김히어라도 직접 "기사 내용처럼 악의적으로, 지속적으로, 계획적으로 약자를 괴롭히지 않고 비겁하게 살지는 않았다"라며 "진심 어린 마음으로 호소를 했던 것과 같이 모든 일에 솔직하고 덤덤하게 임하려 한다"라고 전했다.
김히어라를 응원하는 동창생의 글이 등장하며 여론도 반전을 맞는가 싶었지만 공연 시작 전 디스패치가 김히어라에게 학창 시절 폭력을 당했다는 피해자 H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그러나 H가 사실은 가해자라는 주장이 등장했고 김히어라 측이 전체 녹취록을 공개하며 맞대응하는 등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EMK뮤지컬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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